몰라보게 큰 HTC, 한국 휴대폰업계 위협

일반입력 :2010/04/05 10:17    수정: 2010/04/05 14:26

이재구 기자

대만 휴대폰업체 HTC가 쑥쑥 크면서 한국 휴대폰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한국업체들의 세계시장 진출 교두보로 꼽히는 미국시장에서 주요 이통사업자들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인지도를 높여가는 것도 무시하지 못할 강점이다. 이에 힘입은 듯 HTC 최고경영책임자(CEO)는 2012년까지 (스마트폰시장에서) 세계3위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시장에서는 과감히 구글의 검색엔진을 다른 엔진으로 대체해 구글철수 이후 공백에 대비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HTC가 최근 브랜드인지도를 확대해 가느데다 미국 이동통신사업자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얻으면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HTC는 버라이즌,보다폰,T모바일에 스마트폰을 공급하면서 강력한 지지와 지원을 받으며 미국시장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실제로 세계휴대폰시장은 노키아,삼성,LG 등 빅3가 70%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주도하고 있지만 시장을 급속히 대체하고 있는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IDC에 따르면 지난 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노키아(1위),리서치인모션(2위),애플(3위) ,HTC(4위)의 순이었다.

추 CEO는 “향후 수년간 세계 휴대폰시장은 저가 스마트폰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달 30일 인도에서 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등 신흥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美이통사업자 전폭지지 속 인지도 급상승 HTC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550만~600만대의 스마트폰을 선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추 CEO는 올해는 이 공급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의 성장은 다른 경쟁사들보다 빠를 것”이라고 말한 그는 더 이상 자세한 언급을 꺼렸다. .

그동안 HTC의 최대 난제는 초창기에 기존 유명 브랜드와 경쟁하면서 로엔드스마트폰을 파는데 따른 낮은 브랜드 인지도였다.

추CEO는 이제는 버라이즌와이어리스, 보다폰그룹,T모바일 등이 HTC의 미국내 파트너로서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추는 “버라이즌과 T모바일은 지난해 우리를 그들의 1급 공급자로 대해 주었다”며 “그들의 도움이 없이 우리의 매출을 올리는 것은 어렵지만 그들의 보증은 강력한 성장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가 만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넥서스원이나 스프린트넥스텔용 4G폰 에보가 미국이통사의 강력한 지원을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HTC는 지난달 23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스프린트와 함께 최초의 4G스마트폰 '에보(Evo)'를 선보인 바 있다.

추는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처진다는 이유로 처음에는 HTC를 지원하길 원치 않았던 버라이즌와이어리스조차도 고객들사이에 높아지는 인지도를 알게 되면서 태도를 180도 바꿨다.

미국에서의 판매와는 달리 추 CEO는 신흥시장에서의 이륙에는 1~2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와 중국의 3세대 휴대폰 인프라가 아직 건설중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중국시장 공세 강화-구글 검색엔진도 바꾸겠다 추 CEO는 HTC는 내년까지 연간 400만~500만대의 제품을 중국에 선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해 중국에 수출된 160만대규모의 휴대폰규모의 3배에 이르는 엄청난 수치다.

HTC는 중국시장에 실제 선적된 휴대폰숫자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추 CEO는 “이 전망치가 지나친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추 CEO는 중국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구글이 중국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지원을 못받을 경우에 대비한 전략도 내놓았다.

그는 “안드로이드 모델에 구글의 검색엔진대신 다른 것을 채택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추 CEO는 중국협력사인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올해 중국시장에 6개 신규 모델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HTC는 더많은 모델 출시와 함께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통해 성장을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2년까지 세계 스마트폰시장 3위”

피터 추 HTC CEO는 2012년까지 세계 3위를 노리겠다고 말했지만 이것이 애플을 따라잡겠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애플은 지난달 초 HTC가 자사의 특허 20개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HTC는 점증하는 특허소송에는 공세적 방어를 통해 권리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HTC는 지난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기 수주일 전 최초의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다.

추 CEO는 자사가 지난 수년간 50개 스마트폰 모델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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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시장은 경제침체 속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몇 안되는 IT분야중 하나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15% 성장했다.

HTC는 유명 브랜드나 이동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공급에서 시작해 자체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는 성장전략을 택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