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3DTV 수장들, 가시돋친 '설전'

일반입력 :2010/03/30 14:35    수정: 2010/03/31 08:40

류준영 기자

“2D를 3D로 변환시키는 기술은 되레 3D TV 영상이 30년 전의 저급한 수준인 것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최초 총성은 LG전자 권희원 부사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삼성전자 3D TV에 탑재된 핵심기능인 ‘2D→3D 컨버전(실시간 변환)’ 기술을 겨냥한 가시돋힌 발언이었다.

3차원(D) TV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사의 TV사업부 수장들이 공개석상에서 서로간 제품과 기술력을 깎아 내리며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3D 월드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란히 참여한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사장과 권희원 LG전자 부사장은 작심이라도 한 듯 상호제품들의 주요 차별화된 특징을 약점으로 비약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3D 산업 활성화 과제’란 주제로 첫 기조연설에 오른 권희원 TV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2D→3D 컨버전’ 기술에 관해 “입체감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저급한 수준의 영상품질을 제공하므로 현 3D TV 전체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며 “대부분의 TV경쟁사들이 이 같은 기능 도입을 꺼려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2D→3D 컨버전’ 기술은 이미 제작된 2D 콘텐츠를 TV 자체 내 변환시스템을 통해 입체감이 나타난 3D로 변환해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기술로 이를 삼성전자는 핵심기술로 밀고 있다.

두 번째 기조연설자인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사장은 이 같은 발언을 의식한 듯 “이미 만들어진 2D 콘텐츠들이 변환에 들어갈 막대한 비용 없이 TV내에서 3D로 전환해 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혁신적인 일”이라며 “소니도 내년 1월쯤 ‘2D→3D 컨버전’ 기술이 탑재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일부 다른 기업의 특허기술을 사용했지만 3D 컨버전은 업체별로 영상정보와 깊이, 최적화 등의 고유 기술들이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그 품질도 다를 수 밖에 없다라며 3D 영상품질에 관한 권 사장의 발언에 강한 유감을 내비췄다.

곧이어 윤부근 사장은 LG전자의 3D LED TV의 강점인 '풀(Full) LED' 방식에 관해 3D TV에서 중요한 기술은 광학이지 LED의 숫자가 아니다라고 반격의 고삐를 더했다.

윤 사장은 풀 LED라면 소자가 3천300개가 돼야지, 왜 1천200개 밖에 안 썼냐라며 적은 LED로도 얼마든지 소비자들에게 편안한 화질을 제공할 수 있어야 기술이며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로부터 품질을 통해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아울러 윤 사장은 빠른 영상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나타낼 수 있는 3D TV는 헤르츠보단 응답속도의 차이에 따라 ‘크로스토크(crosstalk, 3D 영상에서 피사체의 경계가 겹쳐 흐릿하게 보이는 것)’가 발생된다며 삼성전자가 지원한 ‘960 CMR(Clear Motion Rate) 기능’은 고품질 3D TV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일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이번 주제 발표에서 권희원 부사장은 프리젠테이션을 3차원(D) 입체화면으로 준비해 좌중의 관심을 끌었던 반면, 윤부근 사장은 전 세계 3D TV 런칭 행사에서 선보인 동영상을 모아 참관객들에게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