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웹표준의 뜨거운감자 '동영상 코덱'

일반입력 :2010/03/22 18:47    수정: 2010/03/22 18:58

차세대 웹표준과 관련해서 5개 주요 브라우저 사용자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갈등이 있다. . 차세대 코덱의 대세가 오픈소스냐 아니면 상용 라이선스냐를 놓고 브라우저 업체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까지 3:2로 오픈소스가 앞섰지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는 특허 라이선스가 걸린 SW쪽에 무게를 둠으로써 현재스코어는 3:3이다.

차세대 웹표준 HTML5를 지원한다는 주요 브라우저들은 저마다 코덱을 지원한다. 브라우저가 동영상 재생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HTML5 표준 기능을 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능만 정해두고 무슨 코덱을 써야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표준 코덱 후보로 상용 방식인 'H.264'와 오픈소스에 기반한 '오그 테오라'가 주로 거론됐을 뿐이다.

■ HTML5 브라우저와 웹표준 코덱

MS는 최근 IE9 베타버전을 발표하면서 H.264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MS가 오픈소스 코덱을 지지하지 않을 것은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호주 지디넷 블로거 크리스 더켓은 MS는 이미 MPEG LA에 (H.264코덱에 대한) 라이선스 허가를 갖고있었다며 MS가 오그테오라를 지원할 거라고 누구 진지하게 생각한 사람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MS가 IE9 발표 당시 H.264코덱만 지원하겠다고한 건 아니다. 구글 크롬처럼 H.264코덱과 오그 테오라를 같이 지원할 수도 있다. IE9 발표를 보도한 일본 인터넷 IT매체 'IT미디어'는 IE9에서는 H.264 코덱 지원을 밝히고 있지만 오그 테오라에 대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며 표준화단체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어 이후 동영상 서비스를 무엇으로 이용할지 문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구글, 모질라, 오페라SW는 오그 테오라 편에 섰다. H.264에는 구글, 애플, MS가 포진했다. 구글은 양다리를 걸친 모양새다. 이를 둘러싼 갈등은 MS가 IE9을 공개하면서 더욱 불거졌다. MS가 오픈소스를 버렸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 상용 코덱 'H.264' 대세론 확산되나

MS는 H.264 기술에 대한 여러건의 특허를 가졌다. MS는 SW는 돈받고 파는 것이란 가치를 추구한다. 그런만큼, MS가 H.264를 지지하는게 오픈소스 진영으로선 서운해할만 일은 아니란 평가다.

H.264는 공개기술이나 경쟁업체 코덱보다 압축률과 화질면에서 성능이 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서비스에서 폭넓게 쓰이며 실용성도 검증 받았다. 이미 웹표준 제정단체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움(W3C)이 지난 2007년 12월 내놓은 '웹에서의 비디오' 워크숍 보고서는 차세대 웹표준 동영상 재생 코덱으로 업계에서는 H.264를 많이 채택하고 있으며 어도비는 플래시 제품에 H.264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전세계 웹기반 동영상 콘텐츠 75%를 서비스하는 플랫폼으로 알려진 플래시가 H.264를 지원한다는 얘기다. MS는 또 지난해 출시한 최신 운영체제(OS) 윈도7에 아예 H.264 동영상을 볼수있는 SW를 내장해 코덱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H.264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만큼, MS가 IE9에서 H.264를 지원한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HTML5 지원 브라우저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사이트는 '유튜브'와 '비메오'가 있다. 이 사이트들은 H.264 코덱을 지원하는 브라우저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크롬, 사파리, IE9는 HTML5표준으로된 유튜브와 비메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파이어폭스와 오페라로는 불가능하다. 파이어폭스와 오페라는 H.264를 지원하지 않는다.

H.264코덱을 지원하도록 브라우저를 고칠 수도 있다. 그러려면 특허료를 물어야 한다. 모질라는 독점적 기술을 가급적 지양하고 오픈소스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중시한다. 오페라SW 입장에서도 브라우저에 H.264코덱을 적용하기는 특허료 부담이 만만치 않다.

■ 오픈소스 코덱 '오그 테오라' 위기?

오그 테오라는 오픈소스 기술이다. 온2테크놀로지라는 코덱업체가 지난 2001년 공개한 기술이라 특허료가 없다. 크롬, 파이어폭스, 오페라 브라우저가 이를 지원한다. 오픈소스 진영에서 상용 독점 기술인 H.264 코덱의 대안으로 지지해왔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오그 테오라를 통해 동영상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오픈소스 진영과 W3C은 H.264코덱을 표준화할 경우 웹표준에 돈 문제가 걸릴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W3C은 H.264는 오픈소스 정책과 맞지 않는 라이선스 요구사항을 갖고있다며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코덱은 W3C 특허정책 목표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익단체에 특허료를 줘야하는 기술을 웹표준으로 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미니홈피나 블로그, 사진공유 서비스 등에서 자유롭게 사진파일을 게시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것처럼 동영상도 기술적인 문제 없이 올리고 재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구글, 제3의 길 열어줄까?

제3의 길도 있어 보인다. 코덱업체 온2테크놀로지와 이를 인수한 구글이 주목된다. 온2테크놀로지는 오그 테오라를 파생시킨 VP3 코덱을 만든 회사다. 이후 개발한 'VP6' 코덱은 매크로미디어가 어도비에 인수되기 전인 지난 2004년 플래시 8버전에 동영상 코덱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자유소프트웨어재단(FSF)은 온2테크놀로지 인수가 확정된 지난달 구글에게 온2테크놀로지 독점기술인 VP8 코덱을 오픈소스로 내놓으라고 요청했다. 구글이 지난해 온2테크놀로지 인수계획을 밝히며 이들이 특허권을 갖고있는 'VP8' 코덱을 웹표준 코덱으로 쓸 수 있도록 공개할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해 8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온2테크놀로지 인수 계획을 밝히며 우리는 웹 동영상 품질을 높이기 위해 애쓸것이라며 온2테크놀로지 팀과 기술이 우리 목표를 이루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픈소스화하겠다는 언급은 없었다. 당시 이를 보도한 외신들은 구글이 온2테크놀로지를 인수해 그 코덱 기술을 유튜브에서 서비스하고 HTML5 표준 코덱으로 삼을 수 있도록 오픈소스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크크런치는 만일 구글이 온2테크놀로지의 VP7과 VP8코덱을 오픈소스화하고 표준 동영상코덱으로 만든다면 독점적 라이선스를 갖고있는 H.264코덱 대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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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홈즈 윌슨 FSF 캠페인 매니저는 공개서한을 통해 VP8코덱 이용에 특허 제약이 없도록 무료 공개하라며 유튜브 HTML5 서비스도 무료화한 VP8 코덱 기반으로 제공하라고 제안했다. 아직 구글에서 들리는 소식은 없지만 오픈소스 진영에서 거는 기대가 큰 모양이다.

영국IT매체 더레지스터는 지난달 구글이 온2테크놀로지 인수를 확정소식을 전하며 남은 질문은 온2테크놀로지 코덱을 오픈소스화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