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통합 앱스토어는 제2의 위피?

일반입력 :2010/03/08 14:36    수정: 2010/03/08 17:39

이통3사 통합 앱스토어가 제2의 위피가 될 수 있다며 실효성 논란에 휘말렸다. 국내에서의 호환성만 강조된 내용만 전해져 ‘담합’이란 단어도 등장했다.

통신3사 CEO들은 지난 5일 개별적으로 운영중인 앱스토어를 하나로 통합하는데 합의했다. 이들이 밝힌 통합 앱스토어의 취지는 호환성 강화로 해석된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이통사에 상관없이 모든 스마트폰 이용자가 이용하자는 것이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서 호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3사 합의에 따르면 이통사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툴킷과 미들웨어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윈도모바일, 안드로이드, 심비안 등 국제 범용 운영체제(OS)마다 개별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자는 것. 이들을 이용하면 개발자는 각 OS별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지 않고 국내 유통되는 스마트폰에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발표 후 반응은 의혹의 눈길이 대부분이다. 위피를 만들 때의 모습이 떠오른다는 것.

이통사 공동 미들웨어를 이용하면 국내 유통은 편해지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는 불가능해진다. 결국 안드로이드 마켓이든 노키아 오비스토어든 국제용은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현재 SK텔레콤이 사용중인 스카프(SKAF)가 있다. 스카프는 OS마다 별도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을 모든 SK텔레콤 스마트폰에서 구동되게 하는 미들웨어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OS 기반으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에 스카프를 탑재하면 윈도모바일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다.

스카프는 SK텔레콤 용도로만 사용되고 개발자가 탑재여부를 선택할 수 있어 위피만큼의 폐쇄성은 적다. 하지만 국내 사업자 모두가 스카프와 비슷한 형태의 미들웨어를 채택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통사가 모두 스카프 같은 미들웨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국내 유통을 원하는 개발자는 선택권이 없어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3사 CEO들은 세계 이통사 30곳이 참여하는 '도매 앱스토어 연합(WAC)'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WAC가 개발하기로 한 범용 OS 개발도구 표준을 이용하면 국제용으로 개발하는 것도 문제 없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WAC의 결과물은 일러야 내년에나 모습을 드러낼 전망. 그 공백기간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이 가능하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 대한 지원책이 감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3사가 비효율성을 이유로 각자 운영하던 개발지원 프로그램도 통합할 수 있기 때문. 한 개발자는 “이통사들이 경쟁적으로 내놓던 개발자 지원정책들이 하나로 통합되면 그 파이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3사의 통합 앱스토어 논의를 보면 개발자, 제조업체 들과의 생태계 형성에 대한 논의가 빠져 있다”며 “향후 에코시스템 구축에 대한 논의가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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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 측은 통합 앱스토어 운영방안에 대해서 아직 구체적인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정책의 변화여부에 대해서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만 전했다.

한 관계자는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어떤 것도 해줄 말이 없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전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