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황제' 구글, 페이스북에 전면전 선포

구글버즈로 SNS 시장 진출…페이스북, 트위터와의 경쟁 관심집중

일반입력 :2010/02/10 15:21    수정: 2010/02/10 15:31

황치규 기자

'검색황제' 구글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시장 지분 확대를 위해 다시 칼을 뽑아들었다.

지메일에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최근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위치기반 모바일 애플리메이션 포스퀘어 성격을 합친 서비스 '구글버즈'를 발표한 것.

욱일승천의 기세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상대로 의미있는 견제구를 날릴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글버즈는 지메일 이용자들이 온라인 친구들이 올리는 텍스트, 사진, 동영상과 같은 업데이트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구글 피카사나 야후 플리커 사진 및 텍스트 내용도 포함한다. 유튜브 동영상 업데이트 내용도 볼 수 있다. 트위터에 올라오는 글도 확인이 가능하다. 모바일 환경도 지원한다. 모바일 웹사이트와 구글 매핑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들은 친구들이 특정 장소에서 포스팅한 업데이트를 볼 수 있다.

페이스북과의 전면전 시작됐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같은 SNS는 이미 인터넷 공간에서 구글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했다. 거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것은 물론 구글이 틀어쥔 인터넷 관문이란 아성까지 흔들만한 파괴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페이스북을 자주 쓸 수록 구글과는 멀어진다는 얘기다.

소셜노믹스의 저자 에릭 퀄먼은 "구글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야후나 에스크닷컴같은 검색엔진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라고 잘라 말했다. 구글이 점점 거세지는 SNS 열풍을 무시할 입장이 못되는 이유다.

그런만큼, 구글버즈는 SNS 시장 공략을 위한 구글의 야심찬 행보로 평가된다. 특히 1억7천600만명의 사용자를 거느리는 지메일을 등에 업었다.

애널리스트들은 구글버즈에 대해 페이스북과 유사한 서비스로 보고 있다. 이에 트위터나 포스퀘어보다는 페이스북에 대한 구글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알티미터그룹의 제레미아 오양 소셜 미디어 애너리스트는 "구글의 행보는 페이스북에 직접적인 도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구글 경영진들은 구글버즈가 정보의 홍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구글은 사용자들이 관련있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기로 했다.

구글은 구글버즈에 대해 일반인들은 물론 업무용 시장까지 파고드는 것도 고려하는 듯 하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는 "구글버즈는 우선 엔터테인먼트용으로 쓰이겠지만 향후에는 업무와 레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마이웨이 계속하겠다

 

구글과의 경쟁에 직면한 페이스북은 구글버즈에 대해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사용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페이스북 생태계 확대에는 갈수록 속도를 내는 모습.

페이스북은 조만간 강화된 라이브 채팅 서비스를 발표할 계획이다. 실시간 채팅을 위한 기술 사양도 공개하기로 했다. 이렇게되면 인스턴트 메시지 업체들은 자사 서비스에 페이스북을 통합할 수 있게 된다.

AOL은 페이스북을 자사 AIM 서비스에 통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OM 메신저 'AIM'은 한달에 1천700만명이 사용하는 인기 서비스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AIM에서 페이스북에 로그인하고 어떤 친구들이 온라인에 있는지, 어떤 친구들이 채팅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페이스북은 최근 창립 6돌을 맞이했다. 사용자수도 무려 4억명에 이른다. 구글검색과 거리를 두면서 독자적인 거대 생태계를 구축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페이스북이다. 구글검색으론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정보를 찾을 수 없다. 그런데도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구글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또 하나의 거대 웹생태계가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구글이 구글버즈란 승부수로 페이스북 견제에 나선 것은 이같은 상황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천하의 구글이라도 해도 페이스북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구글은 그동안 유독 SNS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구글버즈를 내놓기전에도 여러차레 SNS 사업을 시도했지만 줄줄이 실패로 이어졌다. 아직까지 SNS에선 별로 할말이 없는 구글이다.

우선 2007년 7월 오픈한 '라이블리(Lively)'의 몰락이 눈에 띈다. 라이블리는 3D 가상세계에서 캐릭터를 통해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이 주 내용으로 세컨드라이프를 직접 겨냥했다.

하지만 승부는 싱겁게 끝났다. 라이블리는 오픈한지 1년여 만인 지난해 12월 조용히 문을 닫았다. 방문자수가 턱없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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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구글 관계자는 "라이블리의 실패에 대해 ‘실험적’이라는 의미를 두고 싶다"며 "당분간 검색광고 사업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블리에 이어 구글은 커뮤니티 서비스 '닷지볼'도 중단했다. 구글은 2005년 닷지볼 인수에 3천만달러를 투입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뽑아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구글버즈로 다시 SNS 시장에 뛰어들었다. SNS가 대단한 전략적 요충지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만큼, 물량공세를 퍼부을 가능성이 높다. 해도해도 안되면 인수합병(M&A)에 나설 수도 있다. 구글의 트위터 인수 시나리오는 아직도 그럴듯하게 통하고 있다. 구글버즈의 등장에 따른 SNS 시장 판세 변화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