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술 해외 유출 가능성 '우려'

일반입력 :2010/02/03 15:38    수정: 2010/02/03 15:52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이 장비업체 직원을 통해 하이닉스로 넘겨진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반도체 업계에선 기술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로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AMK코리아는 미국계 반도체 장비업체다. 본사를 통해 삼성전자에서 개발된 기술이 해외로 흘러나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혐의를 받아 입건된 AMK 직원은 10명이다. 이들 직원 중엔 본사 소속도 포함됐다. 검찰은 기술 해외유출 관련 미국 본사로까지는 수사를 확대하기는 어렵단 입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전자로부터 유출된 정보는 94건으로 이중 52건이 '국가 핵심기술'이다. 삼성전자 유출 기술중엔 D램 68, 56, 46 나노 제품, 낸드 플래시 63, 51, 45, 41, 39 나노 공정순서, 사용 설비, 사용된 물질 정보 등 광범위한 내용이 포함됐다.

국가핵심기술의 유출로 인한 피해에 대해 직접적으로는 수천억원이, 향후 후발주자가 기술격차를 줄임으로써 오는 간접 피해까지 감안하면 그 피해가 수 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수출 주력산업인 반도체에 핵심기술이 해외장비업체를 통해 유출됐다"며 "해외반도체 업체로 정보가 전달됐을 때 국가적 손실 가능성도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일부 정보를 받은 혐의가 포착돼 직원 일부가 구속되기도 한 하이닉스 역시도 일부 정보가 AMK코리아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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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사들은 경쟁사에 대해선 철저한 보안을 유지해 경쟁사 정보를 직접 취득하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며 "이번 기술유출건은 장비업체가 낀 신종 기술유출을 확인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장비회사를 통한 기술유출은 반도체 뿐만 아니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는 LCD, 휴대폰, 자동차, 컴퓨터 등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발표를 통해 "보안의식 강화,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단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