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빠진 DMB수출 문제 없나

일반입력 :2010/02/01 17:39

지상파DMB 수출이 호조세지만 방송사 반응은 냉담하다. 광고를 비롯한 수익기반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 수출은 남의 집 잔치다. DMB 단말기 제조사만 주머니를 불리는 모습을 보며 방송계 고민이 커졌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ETRI)이 발표한 '지상파DMB 베트남 수출사례'는 이 같은 상황을 다시 확인 시켰다. 수출 항목 대부분이 DMB서비스 관리기술과 단말기 등이다.

보급 단말기 2천만대 시대에 수익모델 부재로 고민하는 국내 DMB 방송사들의 이름은 사례에 없었다.

■DMB 수출, 방송사 역할 키워야

방송사들은 자신들이 해외수출서 소외된 상황에 불만을 드러낸다. 수출 호조에 한 몫 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상파DMB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5년 동안 국내 방송사가 쌓아온 DMB 역량을 수출에 활용해야 한다"며 "DMB 수출에 방송사를 참여시킬 정부차원 복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 차원 노력은 보인다. 지난해 11월 지상파DMB 몽골 수출발표는 민간이 진행한 첫 사례였다. 한국 방송사들도 참여해 힘을 보탰다.

당시 몽골 정부는 한국의 DMB와 중국의 CCMB를 저울질하는 과정에서 한국방송사 측의 운영노하우에 후한 점수를 줬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사업추진이 쉽지는 않았다. 정부지원이 크지 않은 민간차원 도전이었기에 한계는 존재했다.

지난해 3월 처음 사업제안을 할 당시 몽골정부는 한국 측 제안자의 신뢰성에 의문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파DMB의 몽골 수출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정부의 지원이 있었으면 공신력이란 부분에서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도 지난해 7월 지식경제부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몽골 수출에 참여하면서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DMB기술-방송서비스-정부지원'이란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수출 늘리려면 국내 사업 안정해야

'DMB기술-방송서비스-정부지원'이란 구도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균형이 중요하다. 지금은 방송서비스 모델의 설득력이 더 필요하다. 아무리 잘 축적된 사업역량이라도 어려움을 견뎌내는 방법뿐이라면 설득력에 한계를 노출할 수밖에 없다. 방송사의 경영안정이 시급한 시점이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DMB수출사업을 더 확대하려면 사업모델 전체를 수출해야 한다"면서도 "현재 지상파DMB는 모바일TV의 실패 사례로 언급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지상파DMB를 시찰하기 위한 해외 인사의 방문은 수차례 있었다. 방문객들은 한국의 방송사를 방문할 때마다 한국인들이 전철이나 건물 어디서든 무료로 모바일TV를 본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그만큼 지상파DMB의 매력이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긍정적인 반응은 거기까지다. 방송사 관계자는 "해외관계자들은 기술과 서비스에 감탄하다가도 방송사의 경영실태를 접하곤 고개를 갸우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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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상파DMB 신규 3사는 줄곧 적자상태다. 자본잠식을 앞두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지상파DMB업계의 관계자는 "DMB기술 수출 시 해외 관계자를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선 국내 사업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국내 시장의 수익모델을 연구한 후 그 사례를 바탕으로 수출모델을 구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