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손가락 인식하는 멀티터치폰 나올까?

미리 보는 내년 휴대폰 터치스크린 세계

일반입력 :2009/12/25 12:02    수정: 2009/12/25 12:23

남혜현 기자

아직 걸음마인 아이와 오랜만에 집밖 나들이를 한 김모씨. 한쪽 어깨엔 가방을 매고 다른 쪽 팔로 아이를 안아 거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때마침 울리는 휴대폰. 전화를 받고 메시지를 확인하려니 한손으로는 영 불편하다. 할 수없이 아이를 내려놓고 답문을 보낸다. 휴대폰을 통한 소통이 오히려 짐이 되는 순간이다. 김씨는 생각한다. 좀더 편한 터치기능이 없을까?

최씨는 한겨울 코끝이 찡하게 추운 날씨 때문에 주머니에서 손을 빼기 어렵다. MP3 기능을 선택해 노래를 듣고 싶어도 장갑을 벗고 휴대폰을 활성화 시킨 후 일일이 곡목을 선택할 생각을 하니 “기능이 있으면 뭐하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최씨도 생각한다. 좀더 편한 터치기능이 없을까?

휴대폰 사용자들에게 어느새 익숙해져버린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

그러나 보다 역동적인 사용자 경험(UX)을 주기에는 아직 50% 부족해 보인다. 양손을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거나 터치할때 화면을 봐야 하는게 불편할때가 많다. 갈길이 많은 만큼, 터치 기술은 IT업계에서 블루오션중 하나로 꼽힌다.

관련 업계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액정이 아니라 휴대폰 몸체 전면으로 열손가락을 인식하는 터치 방식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터치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하는 시냅틱스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진보된 정전식 터치입력방식 ‘퓨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점점 더 예민해지는 내년 터치기술

올 한 해 휴대폰 시장을 강타한 태풍의 눈은 ‘아이폰’이었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꾹 눌러 아이콘을 선택하는 이전 정압식 터치방식과는 달리 아이폰은 그저 손가락이 스쳐 지나가는 것만으로 쉽게 항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해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국내 소비자들도 열광했다. 아이폰은 출시 한달여만에 17만대가 판매되는 등 젊은층을 빠르게 파고들었다.

시냅틱스 퓨즈가 제공하는 터치 기술은 휴대폰 멀티터치 방식에 또 한번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퓨즈는 한손으로 휴대폰을 잡고 다른 손을 이용해 문자를 입력하고 아이콘을 선택하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한 손만을 이용해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싱글 핸디드’방식이다.

예를 들어 휴대폰 뒷면에 설계된 2D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기능을 탐색하면 그 내용이 휴대폰 전면 LCD를 통해 나타나는 방식이다. 휴대폰을 감아쥔 검지를 통해 원하는 기능을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휴대폰 옆면을 통해 스크롤을 움직일 수 있고 화면을 가볍게 흔들어서 방향 전환을 할 수도 있다. 때문에 열손가락이 모두 터치기술에 사용되는 셈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퓨즈가 ‘나머지 한 손을 해방시켜주는 기술’이라고 평했다.

시냅틱스는 퓨즈가 멀티터치를 비롯한 햅틱기술, 3D그래픽, 압력, 근접 센서 등이 하나로 통합된 인터페이스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퓨즈에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사용되던 다양한 센서 모드를 강력하게 묶어 사용자경험을 강화시킨다는 개념이라는 것.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는 시냅틱스뿐만이 아니라 이머전, 더알로이, 티에이티(TAT),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다섯업체가 참여해 기술융합을 시도했다.

톰 티어난 시냅틱스 대표는 “한국에서 정전방식 터치를 사용하는 제품이 늘어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독창적인 유저인터페이스(UI)와 산업디자인을 만들어내려는 한국기업에 시냅틱스가 기술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퓨즈기술을 적용한 휴대폰은 소비자들에게 보다 자연스러운 UI와 사용자 편의성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터치패드에 손이 닿지 않아도 가까이 다가가는 동작만으로도 아이콘이 반응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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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시냅틱스코리아 지사장은 “퓨즈 프로젝트는 올해 3월부터 파트너들과 논의를 하면서 시작됐다”면서 “내년 상반기쯤에는 퓨즈를 적용한 차세대 터치방식 휴대폰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어떤 OS와 만나느냐에 따라 퓨즈가 활용될 방안은 무궁무진하다”면서 “향후 어떤 아이디어가 나오는지에 따라 퓨즈에 적용해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