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저 화산폭발 현장을 잡다

로봇, 남태평양 웨스트마타 화산 촬영

일반입력 :2009/12/21 14:52    수정: 2009/12/21 15:40

이재구 기자

미국의 해양과학자들이 지구 및 화산에 관심있는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큰 크리스마스선물을 보내왔다.

미국립해양대기국(NOAA)과 국립과학재단(NSF) 과학자들이 지난 주말 해저에서 화산이 폭발하는 생생한 현장을 잡아 공개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남태평양 상 섬나라 국가인 피지,통가,사모아에 면한 해양의 표면으로부터 수심 1천m나 되는 해저에서 발생한 생생한 화산 폭발의 현장을 심해저 로봇으로 포착해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5월 이 생생한 현장을 고해상도 카메라로 잡아낸 주인공은 미국립해양대기국(NOAA)과학자들과 국립과학재단(NSF)재단의 과학자들이 설치한 원격탐사 로봇 '제이슨(Jason)'이다.

제이슨의 카메라는 해저화산이 분출하면서 끓어 오르는 용암이 찬 바닷물로 들어가고, 파편조각이 부서져 해저로 떨어지는 모습, 엄청난 화산구름과 재가 물속으로 뿡어져 나오는 것들을 모두 다 담고 있다.

이번 화산분출 포착장면은 많은 면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여태껏 발견된 해저화산 가운데 가장 깊은 곳에서 분출된 사례라는 점이다.

해양지질학자 밥 엠블리는 “그 정도 깊이에서의 수압이라면 화산의 분출을 누르는 게 보통인데 우리는 해저로봇을 통해 그의 발치에서 실제 화산 분출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상에서라면, 또는 훨씬 더 얕은 바다에서라면 이처럼 가까이 화산의 분출모습을 그처럼 생생하게 자세하게 볼 수 없었을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이번 심해저 화산분출 모습은 지난 25년 동안 심해저를 연구해 온 NOAA와 NSF가 관측한 첫 사례로 기록된다.

게다가 이번 웨스트 마타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은 상당히 보기 드문,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용암으로 알려진 보니나이트 용암이었다.

이 폭발 이전까지 웨스트마타 화산은 1백만전 이상된 사화산으로만 알려져 왔었다.

화산의 믿을 수 없는 깊이에 따른 수압, 화산분출에 따른 높은 온도, 그리고 축전지에 사용되는 산 수준의 강산성 심해저 환경에도 이 지역에는 생명이 살고 있었다. 제이슨을 조종하는 우즈홀해양연구소의 생물학자 팀 섕크는 이 화산분출지역에서 새우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웨스트마타 새우를 이곳에서 4천800km 떨어진 비슷한 심해저 환경을 가진 곳에 서식하는 새우와 같은 종류인지 비교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과학자들은 지난 금요일 미지구물리연합( American Geophysical Union) 연례회의용으로 그들의 작업결과를 제출했다.

화산재,연기,불꽃의 장관 호주동부와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통가,사모아 서쪽 바다사이의 태평양 수면에서 1000m아래에서 최초의 심해저 화산폭발 이미지가 포착됐다. 제이슨이라 불리는 로봇이 고해상도 카메라로 포착한 이 사진은 NOAA,NSF의 공동 후원으로 진행됐다.

웨스트마타 화산의 심해저 폭발은 보니나이트 용암으로 알려진 지구핵의 가장 뜨거운 용암을 분출해 냈다. 최초로 과학자들은 심해저 로봇을 이용해 이 심해저 화산분출의 생생한 장면의 영상과 음향을 모두 포착할 수 있었다.

이 영상에서는 웨스트마타 화산의 꼭대기에서 재와 바위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화면에 나타나는 지역은 91m정도의 분출지역 가운데 1.2m정도의 모습이다.

■연기속의 뜨거운 불길 과학자들이 심해저분출을 탐사하기 위해 만든 원격탐사로봇인 제이슨 몸체의 일부분이 마그마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왼쪽 편에 보인다.

용암이 폭포수처럼 1200°C에 이르는 빛나는 용암이 해저화산의 경사면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다.

용암을 관찰하고 있는 제이슨로봇 해저 탐사로봇 제이슨이 1200°C의 온도에 녹아서 90m정도의 분출지역을 따라서 흘러내리는 녹은 용암을 관찰하고 있다.

■마치 육지화산의 분화구 연기처럼 화산에서 분출된 물은 매우 진한 산성을 띠는데 과학자들은 샘플테스트를통해 이 산이 축전지에 사용되는 산, 또는 위액 수준의 농도임을 확인했다.

열수가 작용하는 지역은 오랫동안 풍부한 해저생물의 다양성을 보여왔다. 화산분출 등의 가혹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즈홀대양연구소(WHOI)의 생물학자인 팀 섕크는 이 산성수 분출지역에서 새우들이 번성하는 것을 발견해 냈다. NOAA와 NSF는 이번 경우와 같은 지속적인 심해저 화산분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해양 이산화탄소와 유황가스의 순환주기에 대해 좀더 깊이 이해하는 것은 물론 지구상의 가장 가혹한 환경에서 어떻게 생물이 적응해서 살아나가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00°C,강산성 바닷속의 새우. 고온에 강산성을 띤 해수로 이뤄진 가혹한 심해저 환경 속에서 사는 새우를 근접 촬영한 모습. 과학자들은 이들이 4800km떨어진 곳의 비슷한 분화지역에 살고 있는 새우와 동종일 것으로 믿고 있다.

샘플을 채취하다 제이슨은 원격 조종되며 정밀 다중 센서이미지와 샘플채취 기능을 갖고 있는 로봇이다.

여기 보이는 제이슨은 세발의 샘플채취 막대기를 이용해 웨스트마타화산 꼭대기 근처의 분화지역에서 유체를 수집하고 있다.

최저 3.2km의 심해저를 찍다 바다표면에서 거의 1.6km 아래에 있는 웨스트 마타 화산은 붉게 보인다. 그리고 푸른 색으로 보이는 그 밑바닥은 거의 3.2km정도로 깊다.

해저폭발의 현장 남서태평양해 통가해구를 따라 위치한 라우 해분에 자리잡은 웨스트 마타 화산은 통가와 피지 사이의 바다, 그리고 사모아의 윗쪽에 면한 해저화산지역의 일부다.

여기가 웨스트 마타 해저화산 이 수심측량지도로 표기된 지역를 둘러싸고 있는 웨스트마타 화산은 해저의 3차원지형을 나타낸다. 이 지역의 초대 화산은 아니지만 가장 지질학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회산이다. 지도 위쪽에 있는 검푸른 색깔로 보이는 부분은 깊이가 9.4km에 이를 정도로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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