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결국 마이SQL 포기할까?

매출 작지만 보급률 높아 전략적 선택 요구

일반입력 :2009/11/10 09:36    수정: 2009/11/10 15:49

황치규 기자

유럽연합위원회(EC)는 9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오라클이 썬이 보유한 오픈소스DB 마이SQL(MySQL)을 손에 넣음으로써 DB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오라클이 어떤 대응카드를 뽑아들지 주목된다.

오라클은 EC의 성명에 대해 DB 시장의 경쟁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역학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보여준다며 불편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EC 행보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C는 내년 1월 오라클의 썬 인수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성명을 통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합병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오라클이 다른 조건을 걸지 않을 경우 EC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C는 합병 승인 조건으로 마이SQL의 분할 또는 다른 처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DB 시장의 경쟁을 보호하기 위해 오라클이 통제하지 않는 새로운 버전의 마이SQL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마이SQL은 오픈소스DB의 대명사로 불리운다. 특히 웹서비스 분야에서 막강 파워를 자랑한다. 트위터, 구글, 페이스북, 야후 등 내로라하는 인터넷 기업들이 마이SQL을 기반으로 웹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썬이 2008년 마이SQL을 10억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한 것도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EC는 세계 DB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틀어쥔 오라클이 마이SQL까지 확보할 경우 DB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오라클은 지난해 세계 DB 시장에서 4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IBM(22%)과 마이크로소프트(16.6%)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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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마이SQL은 매출로만 놓고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6월30일로 끝난 2009년 회계연도에서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마이SQL과 미들웨어를 통해 3억1천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썬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114억4천만달러였다.

그러나 보급률만 놓고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오라클이 마이SQL 인수를 통해 그동안 취약했던 인터넷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거점을 확보할 수 있다. 매출은 적을지 몰라도 마이SQL이란 존재 자체는 오라클에게 매우 전략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