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오라클-썬 합병 거부

마이SQL 분사 여부가 갈림길

일반입력 :2009/11/10 08:54    수정: 2009/11/10 11:34

이재구 기자

(종합)

유럽위원회(EC)가 9일(현지시간) 오라클의 썬 인수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놓았다. 이 성명서는 ‘오라클DB와 마이SQL의 합병에 반대하는 내용에 한정돼 있어 오라클과 썬의 합병이 마이SQL분사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파이낸셜타임스,씨넷 등은 9일(현지시간) EC가 1심법원(The Court of First Instance)에서 오라클과 썬의 합병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반대성명서는 EC의 최종결정에 앞서 나온 것으로 최종판정에 영향을 미친다.

썬이 확보한 증권거래소(SEC)제출 자료에 따르면 EC 1심은 두 회사의 합병 반대성명서를 냈다. 반대성명서 내용은 오픈소스마이SQL DB SW가 합병반대에 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썬은 이 자료에서 “반대 성명서는 EC의 사전 조사를 명백히 밝히고 있으며, 썬의 오픈소스마이SQLDB제품과 오라클엔터프라이즈DB제품과의 합병에 한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성명서 내용은 오라클과 썬 합병의 유일한 걸림돌이 마이SQL스핀오프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EC성명에 오라클 강력 반발

EC 1심의 성명서는 마이SQL이 오라클의 오라클DB와 결합할 경우 유럽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대변한다.

EC성명서 보도에 대해 오라클은 즉각 “EC의 반대는 DB경쟁과 오픈소스의 역동성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보여준다”며 반발했다.

오라클은 썬인수가 고품질서버 시장 경쟁, 선의 스팍과 솔라리스 되살리기, 자바개발플랫폼 강화 등을 위해서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썬의 고객들은 일반적으로 이 합병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불확실성이나 합병지연에 의해 이익을 얻는 것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오라클은 EC가 사실상 합병의 전제조건으로 압박하고 있는 ‘마이SQL SW의 스핀오프’에 대해서도 꿈쩍도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대립이 지속되면서 이 합병건이 이른 시일내에 쉽사리 마무리되기는 어려우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법무부, 이례적 지원 성명

이번 EC성명서에 대한 보도자 나오자 미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오라클과 썬의 합병으로 생기는 회사가 반독점적이 아니다”라고 성명을 발표하면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미법무부 몰리 보스트 반독점담당 검찰차장보는 “법무부는 다양한 산업참가자들의 진술과 내부기업기록조사등을 통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두회사의 합병이 반경쟁적이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EC는 다른 견해를갖고있는 것 같다. 우리는 양측과 EC가 빠른 결론을 내 EC의 사법체계아래있는 고객들에게 이익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많은 요인들이 두회사의 합병은 반경쟁적이 아니라는 결론을내리도록 하고 있다.시장에는 많은 특허DB와 오픈소스DB가 잇으며 소비자들은 널리 알려진 DB들가운데에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몰리 보스트 차관보는 이어 “ 법무부는 또한 썬의 오픈소스DB에 관련해 SW성능 향상에 나서는 엄청나게 뛰어난 많은 전문가들이 있어 관련 버전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EC의 우려를 진정시키기에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EC,조건부 승인으로 마무리할 가능성도 제기돼

한편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오라클의 사프라 카츠 사장이 썬과의 합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의 닐리 크뢰스 위원과의 회담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크뢰스 위원 측의 조나단 토드 대변인은 인터뷰를 통해 오라클이 썬인수에 따른 반독점 우려가 없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입증해 내지 못했고 EU의 우려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크뢰스 위원은 오라클에 여러 차례 이 문제와 관련한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해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두회사의 합병에 대한 EC의 우려는 두회사의 합병에 대한 시간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다수 법전문가들은 이 거래가 직접적인 반대에 부딪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는 이어 유럽법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빌어 “이번 EC의 움직임은 규제당국인 EC가 합병에 대해 심각한 걱정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EC가 승인의 조건으로 일부 합병조건 박탈이나 다른 해법을 요구할 것 같다”고 전했다.

오라클의 입장에 서 있는 미사법부는 법무부 반독점담당 몰리 보스트 검찰부총장보는 성명서를 통해 “경쟁에 따른 해악과 관련한 믿을만한 증거이론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는 조건없는 합병허가를 얻게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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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과 썬의 합병과 관련한 EC의 합병허가가 ‘산너머 산’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썬의 주식은 최근 오라클의 제안가격인 주당 9달러50센트보다 떨어진 8달러25센트 선에 거래되고 있다. 오라클의 주식도 4센트 떨어진 21달러79센트로 떨어졌다.

EC는 두 회사의 합병시한을 내년 1월19일로 설정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