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튠스, 미 케이블TV 흔든다

내년초 월30달러에 인터넷서비스 채비

일반입력 :2009/11/04 10:49    수정: 2009/11/04 10:50

이재구 기자

“아이튠스로 월 30달러에 TV를 보시겠습니까?”

언뜻 단순한 광고처럼 보이는 이 TV광고가 미국 IT,방송,케이블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애플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영화사,방송국들과의 콘텐츠협상 결과, 그리고 이후 진행될 서비스에 대한 고객 호응도 여부가 미 케이블TV산업을 흔들 핵폭풍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사,방송사 등 콘텐츠 업체들은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기존 광고시장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기에 바쁘다.

앞서의 광고에 대해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올씽디지털코너는 애플이 아이튠스를 통해 내년초 월정액 30달러의 인터넷TV방송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따르면 애플은 ‘오버더톱’으로 불리는 이 인터넷방송서비스용 단말기를 자사의 애플TV박스나 태블릿/슬레이드기기 같은 특정 하드웨어에 한정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대신 자사의 아이튠스SW와 1억명의 고객을 확보한 아이튠스스토어를 통해서 제품을 사고 서비스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애플의 서비스는 고객들이 인터넷 상에서 영화를 내려받아 보고, 그것도 원하는 내용만 선택토록 해 기존 케이블의 불만을 모두 해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 서비스는 기존 케이블TV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자 시장판도를 바꿀지도 모를 위협적인 세력으로 여겨진다.

■아이튠스에 콘텐츠 공급할 첫 회사는 디즈니?

이에 따르면 애플은 방송계 임원들에게 내년초 서비스를 시작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어떤 콘텐츠회사도 이에 답신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산업계 임원들은 “만일 누군가가 콘텐츠를 들고 이 서비스에 합류하게 된다면 그건 디즈니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디즈니의 밥 아이거가 과거 애플과 아이튠스를 가지고 실험해 볼 의향을 밝힌 적이 있었다.

실제로 지난 2005년에 디즈니는 자사의 프로그램을 아이튠스에 편당 가격으로 판매한 최초의 프로그램 공급사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플의 스티브잡스는 최대 단독주주이기도 하다. 디즈니가 잡스의 픽사애니메이션스튜디오를 인수한 결과이기도 하다.

애플의 아이튠스 인터넷TV서비스는 이 아이디어를 진행중인 아이튠스 책임자 에디 큐가 떠맡고 있다.

애플의 온라인TV서비스 루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에 웹사이트 애플인사이더는 애널리스트회사 파이퍼 제프리가 고객들에게 자사는 애플이 아이튠스온라인스토어 구매 확대를 위해 조만간 새로운 애플TV를 소개하고, 애플이 훌루나 넷플릭스와 유사한 비디오예약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썼다고 보도한 바 있다.

■넷플릭스,유튜브,훌루··· 인터넷TV 봇물 예고

가장 큰 의문 가운데 하나는 케이블방송업계가 광대역 웹에서 방송TV콘텐츠를 전송하는 시대를 맞아 이를 기회로 보느냐, 위협으로 보는냐 하는 점이다.

콘텐츠제공자들은 컴캐스트와 같은 서비스공급자와 가입자간의 방송 관계를 깨뜨리지 않기를 원한다. 프로그래머들도 애플의 가입자 서비스가 시작될 경우 광고시장에 가져올 위협을 걱정하고 있다.

애플의 서비스가 시작되기도 전인데도 이미 광고주들은 비용을 깎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방송사들도 시청률조사에 들어갔을 정도다.

콘텐츠 공급사 임원들에게 이 새로운 잠재적 매출원에 대한 아이디어는 흥미와 우려를 동시에 자아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컴캐스트같은 케이블사업자와의 관계가 깨지거나 매출이 줄어드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도 있다. 방송국은 또한 가입자 예약서비스가 광고매출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

비록 애플이 당장 방송TV 프로그램을 서비스하지 않더라도 이는 광고료를 깎아내리게 할 것이기 때문에 방송국도 시청률 측정에 나서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TV방송과 영화를 방송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있어 대세를 거르기는 힘들어 보인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이미 예약가입자에게 공짜스트리밍 영화와 TV콘텐츠를 디스크에 담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아이튠스와 아마존 영화서비스는 일회만 보는 영화 대여서비스를 하고 있다. 구글의 유튜브도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

GE의 NBC와 뉴스코프의 폭스,ABC의 조인트벤처인 훌루는 렌탈을 포함한 예약가입자, 돈받는 온라인 렌털,다운로드 영화서비스를 어떻게 시작할지에 대해 머리를 싸매고 연구중이다.

■애플의 성공 가능성은?

애플이 인터넷영화서비스를 하게된다면 아이팟과 아이폰 등 강력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만큼 엄청나게 유리한 입장이다.

이미 아이튠스와 아이팟을 통해서 대량으로 디지털콘텐츠 전달 능력까지 검증을 마친 마당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이는 TV방송사업자들이 새로운 서비스공급원을 찾고 있는 것과 맞아 떨어진다.

더구나 이 서비스는 비싼 가격에 모든 채널을 함께 끼워 제공하는 케이블TV사에게 월정액을 내는데 불만인 일반 고객들에게 환영받을 만 하다.

만일 내년 초로 예상되는 아이튠스TV서비스가 사용자들에게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을 살린다면 굉장한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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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애플만이 광대역웹TV의 유일한 공급자가 아니다. 고객들은 80달러짜리 로쿠플레이어를 통해 넥플릭스영화와 TV를 거실에서 볼수 있다. 그 넷플릭스조차 최근 플레이스테이션3콘솔을 통해 미국내에서 콘텐츠를 공급한다고 발표한바 있다.

인터넷향 HDTV와 블루레이플레이어가 이미 상식이 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찬밥신세였던 애플TV가 각광을 받게 될 가능성이 점점더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