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반송' 전화사기 기승

일반입력 :2009/09/24 10:51

김효정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추석 선물 배달 등을 미끼로 한 전화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우체국이라고 하면서 수취인이 없어 추석 택배가 반송됐다는 ARS(자동응답)전화를 받았다”면서 “주민등록번호와 신용카드번호를 입력하라고 해 이상하게 여겨 우체국콜센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 조사 결과 이는 우체국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보이스 피싱 사기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70대 노인 박씨는 “중앙우체국 직원이라는 남자가 ‘설 선물이 계속 반송되고 있으니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말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노인정에 붙여 놓은 전화사기 포스터가 생각나 아무래도 보이스 피싱인 것 같아 그냥 끊었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에는 최근 이 같은 피해 사례가 연일 접수되고 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우편물이 반송돼 폐기될 예정이라며 접근한 다음, 상담원을 연결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고 속여 신원확인을 위해 이름과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물어 개인정보를 빼가고 있는 것이다.

■유창한 한국말로 전화사기...이달 들어 급증할 듯

또한 최근에는 한국말이 어눌한 조선족 말투를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구별이 쉽지 않다. 우정사업본부는 평소 한 달 평균 1만 건 수준이었던 전화사기 피해 민원 건수가 9월에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화사기범들은 또 우체국을 가장해 신용카드가 반송됐다며 전화를 건 후 상대가 신용카드를 신청한 적이 없다고 하면 ‘카드가 범죄에 이용됐으니 안전한 계좌로 이체해야 한다’고 속여 이를 믿고 돈을 이체하면 즉시 인출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올 8월까지 보이스 피싱 지급 정지 등록 계좌는 3천건이며, 금액은 109억 원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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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는 이에 따라 추석을 앞두고 선물 배달 등을 미끼로 한 전화사기를 막기 위해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 활동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특히 사기를 당하기 쉬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노인정과 마을회관 등을 방문해 사기수법과 피해 예방요령을 적극 알리기로 했다.

남궁 민 본부장은 “추석을 앞두고 선물이 많이 오고가는 점을 이용해 전화 사기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체국에서는 ARS로 안내를 하지 않고 주민등록번호나 카드번호 같은 개인정보도 절대 묻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