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모바일뱅킹 시장 '꿈틀'

일반입력 :2009/09/16 16:33    수정: 2009/09/16 18:58

송주영 기자

애플 아이폰의 국내 출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은행들의 행보도 분주해졌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 등이 아이폰 출시 여부를 주목하며 모바일뱅킹 지원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하나은행은 우선 연말까지 스마트폰 등 현재 모바일뱅킹이 지원되지 않는 일부 기종에 대한 지원계획을 밝히고 있다. 여기에 아이폰이 포함됐는지는 답변하지 않았다. 모바일뱅킹이 이제 경쟁력과 직결될 만큼 파괴력이 커져 구체적인 계획이나 시기 등 세부사항을 밝히기는 꺼리는 눈치다.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정보를 수집하는 정도라고만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은행에서는 구체적인 계획 수립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모바일뱅킹 시장 성장세 '무섭다'

모바일뱅킹은 이제 더 이상 은행들이 간과할 수 없는 결제수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자금융공동망을 이용한 국내 모바일뱅킹은 총 8만1천건에 금액으로는 760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건수로는 76.1%, 금액으로는 56% 증가한 수치다.

총 결제규모와 대비해서 건수는 2%, 금액은 0.3%에 불과하지만 증가속도는 인터넷뱅킹이나 펌뱅킹을 능가한다.

현재 국내 모바일뱅킹은 국산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가 탑재된 휴대폰을 중심으로만 지원되고 있다. 아이폰의 경우 위피없이 쓸 수 있어 자칫하면 모바일뱅킹 지원에 '불똥'이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이폰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지난 4월 위피 탑재 의무화가 폐지되면서 위피 없는 스마트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최근 휴대폰 업체들이 부쩍 키우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A은행 모바일뱅킹 담당자는 "사용하는 휴대폰이나 스마트폰이 위피를 장착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바일뱅킹 이용자들의 관심사가 아니다"며 "휴대폰이나 스마트폰을 바꿨을 때 모바일뱅킹이 안되는 것이 민원사항"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지원, 은행당 수십억 투자될 수도 

스마트폰에서 모바일뱅킹을 구현하게 될 은행의 고민은 또 다른 데 있다. 계속해서 비용을 투자하며 모바일뱅킹 구현에 인력을 쏟아부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원 서비스 출시 속도 경쟁으로 가게 되는 것도 부담이다. 

위피가 탑재된 휴대폰과는 달리 운영체제별, 단말기별로 모바일뱅킹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이 스마트폰, 아이폰 등 위피가 탑재되지 않은 단말기에 모바일뱅킹을 구현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한 은행당 수십억원 규모도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모바일 뿐만 아니라 애플 아이폰OS, 구글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OS가 공존하고 있다. 블랙베리, 노키아 등 기종들도 각양각색이다.  이들 플랫폼마다 모바일 뱅킹을 구현하려면 적지않은 비용이 소요된다.

차세대시스템에 수천억원을 쏟아붓는 은행들에게 어찌보면 수십억원은 큰 부담은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진하게 풍긴다.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둘러싼 속도 경쟁에 대한 심리적 압박도 느껴진다.

더구나 스마트폰 모바일뱅킹은 한번 구현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단말기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계속 새로 개발해야 한다. B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 모바일뱅킹 지원경쟁이 불붙게 되면 아무래도 스마트폰 지원이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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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뱅킹에서 이용자가 적은 애플 매킨토시를 지원하지 않는 은행 사례를 볼 때 모든 스마트폰에 모바일뱅킹을 지원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은행들간 스마트폰 모바일뱅킹 지원 경쟁은 현실화되고 있다. 아이폰은 경쟁의 도화선이 될 것이란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