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빙+야후’ 서비스”

MS-야후 전략적 결합의 앞날

일반입력 :2009/09/15 10:11    수정: 2009/09/15 10:34

이재구 기자

“빙과 야후 간 결합은 내년 초면 완료될 것이다.”

미 법무부가 지난 금요일 마이크로소프트(MS),야후 두 회사에 비즈니스 결합과 관련한 추가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이같은 전망 속에 태연자약이다.

IT업계 일각에서 추가조사 요청을 법무부의 반독점규제 차원으로 보며 우려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MS,야후 두 회사는 검색엔진(빙)과 웹페이지(야후)간 비즈니스 협약을 통해 “빙의 검색엔진기술이 야후검색을 가속시킬 것”이라며 협력거래를 발표한 바 있다. 야후는 검색결과에 이어 웹페이지 광고판매 수익을 나누는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MS라는 거인이 들어가 있는 비즈니스임에도 쉽게 법무부 조사를 통과하리란 시각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 “법무부 조사는 예견됐던 것”

법무부의 추가 정보요구는 MS나 야후 양측에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외신들에 따르면 그동안 두 회사는 ‘법무부가 MS의 검색엔진 빙을 야후의  웹페이지에 독점적으로 설치하는 거래에 대해 조사해 주기를‘ 기다려 왔다.

씨넷에 따르면 잭 에반스 MS 대변인이 “지난 주 법무부의 추가 정보요구는 두 회사가 예상했던 대로였으며 MS와 야후는 거래범위에 대한 자세한 조사에 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을 정도다.

이미 두 회사는 지난 7월 기자회견장에서 “조사가 수주가 아니라 가을까지 이어지면서 수개월간 끌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는 ‘하트-스콧-로디노 법’에 따라 일정 요건에 달하는 합병자 또는 다른 비즈니스거래를 하는 당사자들은 정부에 거래를 마치기 전에 조사를 받도록 되어 있기 때문.

해당 회사는 필요한 서류를 정부에 제출하고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30일간 기다려야 한다. 어떤 경우엔 정부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추가정보를 요구하기도 한다.

이번 경우가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에반스 대변인은 비밀요청이란 점을 언급하면서 “요구의 정확한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요구정보를 준비중“이라고 씨넷에 밝혔다.

아담 그로스버그 야후 대변인 또한 “우리는 우리가 제공하는 정보와 거래가 야후와 MS에 좋은 것이며 광고자,출판사 궁극적으로 고객들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야후는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 고려사항과 업계에 미칠 영향은

이번 거래는 야후에게는 검색회사로서의 수명을 마치게 되는 것을 감수하면서 까지 추진하는 중차대한 차원의 비즈니스 협력 모델이다.

법무부가 두 회사 업무결합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 요청 및 추가 조사를 함에도 불구하고 MS와 야후는 “내년 초면 거래가 완료될 것”이라는 낙관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씨넷은 법무부의 조사과정에서 고려할 사항으로 ▲연못(시장)에 2마리의 물고기(검색엔진회사)밖에 없는 상황이 구글의 영향력을 떨어뜨릴지 여부 ▲광고를 집행할 대상자가 하나 없어지는 데 따른 광고업자들의 손해 여부 등 2가지로 요약했다.

미 법무부가 조사를 하고 있는 만큼 아직 업계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긴 이르다.

하지만 워싱턴의 로빈스 러셀 로펌에 근무하는 도널드 캔터는 가능성이 높은 이 거래가 이뤄지면  “높은 진입장벽으로 오직 3개의 플레이어를 갖고 있던 검색시장에서 경쟁자를 제거해 버릴 겁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오바마 민주당 정부의 성향상 미 법무부가 비즈니스 결합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움을 예상해 볼 수도 있다.

부시행정부와는 달리 민주당 정부의 법무부는 합병활동의 조사를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도널드 러셀은 말한다.

하지만 캔터는  “법무부가 MS와 야후에게 야후의 검색기술자산을 경매에 올려서 딜이 성사되도록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어려움 속에서도 두 회사간 딜을 성사시키려 한다는데 무게를 두었다. 

두 회사의 비즈니스 결합에 대해 구글은 “전통적으로 온라인에서 많은 경쟁이 있었으며 우리의 경험은 경쟁이 사용자에게 더 훨씬더 좋은 것을 가져온다"며 ”우리는 이거래에서 더많은 것을 배우는데 관심이 있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 EC규제 넘기, 구글이 도와준다

업계의 관심은 두 회사 간 거래가 미 법무부 조사를 무사히 넘기더라도 유럽위원회(EC)라는 또다른 장벽을 넘을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오라클-썬 간 합병승인 과정에서처럼 지연되는 등의 곤란을 겪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EC의 규제는 오라클-썬 간의 합병에서 보듯, 그리고 과거 인텔과 MS에 대한 규제에서 보듯 장난이 아니다.

그럼에도 규제를 넘기가 어렵지 않으리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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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간단하다. 유럽 검색엔진시장에서 구글 점유율이 90%이상인 만큼 MS-야후 간 검색 결합은 큰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럽에 특별히 영향력있는 검색엔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오라클-썬의 심사과정에서 맞닥뜨렸던 구체적으로 보호해야 할 기업이 있는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