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3인방, "재도약 믿어라"

엠텍비전 코아로직 텔레칩스 '분전'

일반입력 :2009/08/24 18:14    수정: 2009/08/24 19:46

이설영 기자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 반도체설계전문(팹리스) 업체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가운데, 휴대폰용 멀티미디어 프로세서를 설계하는 국내 대표 팹리스 세 곳 또한 경기 한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은 각각 새로운 사업목표를 제시하며 상승의 발판을 다질 예정이다.

엠텍비젼과 코아로직 그리고 텔레칩스는 지난해 국내 팹리스 반도체 업계 매출액 기준으로 명실상부 톱3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에 엠텍비전과 코아로직, 텔레칩스는 각각 809억원, 227억원, 3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각각 5.7%, -31.7%, 12%를 기록하면서 텔레칩스만 두자리수 영업이익률을 지켰을 뿐 엠텍비젼은 수익성 저하에, 코아로직은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말았다.

이들 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환율 하락과 더불어 단가 인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기침체로 인해 휴대폰 제조사들이 원가 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비교적 높아 이들의 움직임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국내 최대 팹리스인 엠텍비젼은 그 자체로는 실적이 매우 우수한 중견 기업이다. 휴대폰용 카메라프로세서로 정상급의 위치에 오른 엠텍비젼은 지난해까지 5년연속 1천억원의 매출을 이어가며 견고한 흐름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환율파생상품인 키코에 가입했다가 지난해에만 무려 680억원 손실을 내고 말았다. 엠텍비젼은 환율헤지 목적으로 4개 은행의 키코상품에 가입했지만 미국발 경제위기로 인해 환율이 치솟아 손실을 기록한 것.

엠텍비젼은 이런 위기를 독보적인 기술력을 통해 극복할 계획이다. 기존 휴대폰용 멀티미디어 프로세서는 물론이고 자동차용 카메라 프로세서로 사업다변화를 꾀하며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엠텍비젼 관계자는 프로세서의 경우 휴대폰에 최적화된 멀티미디어 프로세서의 비중을 넓히고 휴대폰 외에 PMP나 넷북 쪽으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면서 특히 자동차용 카메라에 사용되는 프로세서나 블랙박스용 프로세서도 1~2년 후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엠텍비젼과 함께 팹리스 양대산맥 중 하나였던 코아로직의 최근 부진은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시장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해 비롯됐다. 신제품 출시가 계속 늦어지는 탓도 크다.

최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세를 확장하기 위해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올 하반기나 내년초에 선보이면, 이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

코아로직 관계자는 산업이 불황에 빠진 가운데 신제품 출시가 미뤄졌고, 내부적으로는 사업군을 핸드셋 뿐만 아니라 PMP나 MP4와 같은 컨슈머 제품으로 확대하려 한다며 지금은 준비하는 기간이라 생각하고 있고, 신제품이 출시되고 내년 정도로 넘어가면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국내 팹리스 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텔레칩스이다. 1999년 설립이래 무리한 사업확장 없이 묵묵히 영향력을 확대한 텔레칩스는 상장 이후 지금까지 순자산이 매년 20% 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8%에 달했으며, 올해에도 1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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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스마트폰 등 고사양 휴대폰에 들어가는 멀티미디어 프로세서를 연구한 결과 올해에는 신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이 경우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매출원이 다양하게 분산돼 있는 데다가, 특정 파트너에 치우치지 않기 때문에 외부적인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다면서 올해 영업이익률을 15%로 예상하고 있으며, 달성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