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플래시, 모바일넘어 TV도 노린다

일반입력 :2009/07/21 10:13    수정: 2009/11/25 09:24

황치규 기자

어도비시스템즈가 PC와 휴대폰을 넘어 디지털홈으로까지 RIA(리치인터넷애플리케이션) 활동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홈 시장 선점을 통해 실버라이트를 앞세워 추격해 오는 MS를 견제하고 새로운 성장엔진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어도비는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09 NAB(전미방송협회)전시회에서 디지털홈 가전기기에 최적화된 어도비 플래시 플랫폼을 공개했다. 시스코, 인텔, 삼성전자, 퀄컴, 버라이즌, NTT도코모 등과 손잡고 PC를 넘어 다양한 플랫폼에서 풍부한 인터넷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오픈스크린 프로젝트도 꺼내들었다.

반도체업체 인텔과 브로드컴, 미디어 콘텐츠 기업인 뉴욕타임스, 디즈니 인터랙티브, 애틀랜틱 레코드 등과도 협력을 맺고 다양한 가전에 최적화된 어도비 플래시 기술과 런타임을 이용해 인터넷에 연결된 TV, 셋톱박스,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을 통해 사용자에게 고화질(HD) 비디오와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을 거실에서 구현하는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어도비는 디지털 가전기기에 플래시 기술이 적용되면 사용자들은 가전 성능과 사양에 관계없이 웹에서 경험한 HD급 비디오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거실에서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용자는 거실에 있는 TV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 위젯, 게임, 이미지 등 쌍방향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어도비 플랫폼 사업부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와드화니 부사장은 플래시 플랫폼은 TV를 즐기는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도비 플래시 기술을 돌릴 수 있는 플래시 플레이어는 전세계 99%의 PC에 설치돼 있다. 10억대가 넘는 모바일 기기에도 깔려 있다. 이를 기반으로 어도비는 RIA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RIA는 웹에서도 데스크톱 환경과 견줄만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기술로 '플래시'로 유명한 어도비가 시장을 주도해오다 MS가 2007년 9월 '실버라이트1'을 발표하면서 경쟁체제로 재편했다.

플래시, TV의 개념을 바꿀 것

어도비를 디지털홈 시장 공략을 통해 RIA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나가려 하고 있다. 디지털홈과 플래시가 만나면 변화의 폭도 클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특히 사용자 입장에서 커다란 변화를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방송이나 게임 등을 즐기는 방식과 선택권이 사업자들에게 있었다면 앞으로는 많은 부분이 사용자 중심으로 옮겨갈 것이란 이유에서다. 어도비는 플래시로 대표되는 RIA 기반 텔레비전은 더 이상 수동적인 박스로서의 TV가 아닐 것이다면서 콘텐츠와 미디어 기업에게도 사용자 요구에 대한 즉각적인 정보와 함께 깊이 있는 부가 서비스와 정보 제공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강조했다. 플래시가 적용된 디지털TV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검색하거나 미디어의 방송 내용에 직접 참여하고, 관련 콘텐츠에 대해 주변에 추천하는 사용자 서비스 모델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디지털홈용 플래시 플랫폼은 일반 웹에서 쓰이는 플래시 플레이어가 아닌 모바일 디바이스용 런타임, 플래시라이트 3.1에 기반한다. 플래시 라이트는 데스크톱 시스템보다 프로세싱 능력이 떨어지는 휴드폰이나 기타 모바일 디바이스 임베디드 시스템용으로 플래시 플레이어를 최적화시킨 것이다. 데스크톱PC 보다 CPU나 메모리(RAM) 사양이 떨어지는 디지털 가전기기에서도 HD급 비디오와 인터랙티브한 유저인터페이스(UI)를 가능하게 한다는게 어도비 설명.

현재 플래시 라이트 3.1은 플래시 플레이어8 콘텐츠와 액션스크립트 2를 지원하며 HD급 H.264 플래시 비디오를 하드웨어를 이용해 재생함으로써 플래시10 버전의 미디어 콘텐츠도 지원한다. 실시간 메세징 프로토콜(RTMPe)과 다중 비트레이트 스트리밍도 지원한다.풀 브라우징은 지원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어도비는 기존 풀 브라우징을 가전기기의 리모콘으로 작동하는 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풀 브라우징이 요구하는 방대한 시스템 리소스, 예를 들어 높은 시스템 메모리 등을 디지털 가전이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브라우저 대신 플래시 기반 애플리케이션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수준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홈 플래시는 개발자에게도 기회

플래시 플랫폼이 적용되는 가전기기로는 텔레비전 세트, 셋톱박스,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게임 콘솔, 디지털 미디어 어댑터 등이 있다. 상당수가 상용화 준비 단계에 들어섰다.

플래시 플랫폼은 6월부터 가전기기 관련 주문자상표부착생산기업(OEM)이나 시스템-온-반도체(SoC) 제품에 포팅됐다. 사용자들이 플랫폼이 장착된 가전기기를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시점은 빠르면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초가 유력하다.

어도비는 향후 3년 동안 플래시 플랫폼이 탑재된 TV, 셋톱박스,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 디지털홈 가전기기 4억2천만대가 출하될 예정이라며 대공세를 예고했다.

플래시의 영토 확장은 개발자나 디자너들에게도 변화가 있을 것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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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는 디지털 콘텐츠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콘텐츠 유통 활로를 과거 PC나 일부 고급사양의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가전기기로 확장해 새로운 수익 창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 효율성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들의 콘텐츠를 디지털 가전기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개발자나 미디어 사업자들은 디지털홈 플래시 플랫폼이 적용된 제품 출시가 본격화 되는 시점을 겨냥, 해당 가전기기 제조업체와 협의해 미리 관련 기기에 최적화할 수 있는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시장에 선보일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