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2조원 투자 '진실 공방'

일반입력 :2009/07/14 11:39    수정: 2009/07/14 11:47

김효정 기자

과연 에릭슨은 우리나라에 2조원 규모의 투자를 할 것인가.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2일 스웨덴의 세계적인 정보통신업체 에릭슨이 우리나라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 향후 5년간 15억달러(약 2조원)가량의 투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에릭슨 측은 한국정부의 이러한 발표에 대해 "그런 약속을 한 적 없다"며 해외언론을 통해 반박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의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에릭슨 회장이 만나 구체적인 투자규모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공식 발표 자료에서도 15억달러 투자가 '예상'된다고 했지 구체적인 수치나 MOU를 맺은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다만 에릭슨 회장이 이 대통령 면담에 앞서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논의 중에 15억~20억달러 투자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고, 이러한 예상치를 설명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14일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에릭슨은 한국 정부의 발표에 놀랐으며 이명박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이러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비요른 엘든 에릭슨코리아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4세대 무선통신 개발에 관심이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엘든 사장은 이어 "한국 정부가 에릭슨의 투자에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투자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는 얼마나 많은 투자 기회가 열려 있는지에 달려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해외언론 보도와는 달리, 한국 정부는 에릭슨의 투자계획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에릭슨코리아는 80여명 규모로 운영 중인데 향후 이를 약 1천명 정도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프로젝트에는 국내의 모바일 솔루션•콘텐츠공급업자 및 제조사•이동통신사도 참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에릭슨은 중국과 일본의 상당규모의 R&D센터를 갖추고 있으나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의 스웨덴 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내용은 한-스웨덴 수교 50주년을 맞아 스웨덴을 방문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회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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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공식발표에는 "베스트베리 에릭슨 회장은 그린 테크놀로지와 4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한국 기업, 연구소와 공동 연구개발 및 테스트를 추진하기 위해 한국에 R&D 센터 및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고, 에릭슨 한국지사 고용 인력을 현 80명 수준에서 약 1천명으로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라며 "에릭슨의 계획에 따르면 에릭슨은 향후 5년간 한국에 약 15억달러(2조원)를 투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이번 청와대와 방통위의 브리핑이 이 대통령의 순방 업적을 부풀리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