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란, 토종 보안 인기↑

일반입력 :2009/07/10 17:34

김태정 기자

7․7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IT 보안 업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안철수연구소(안랩)를 비롯한 토종 업체들은 요 며칠 각종 뉴스와 웹사이트서 화제가 됐다.

보안 업계는 공격 시작 이후 10일 현재까지 24시간 비상체제를 운영 중이고, 주말 휴무까지 반납하며 고생하는 상황.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보안 경각심 고조와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의 기대감도 함께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안랩의 주가 상승이다. 안랩 주가는 이번 공격이 언론에 집중 보도되기 시작한 지난 8일 이후 사흘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7일 이후 10일 종가 기준으로 51% 가량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사이버대란을 계기로 보안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 같은 기대심리가 보안시장 지배력이 높은 안랩 주가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이사들의 활동도 눈에 띈다. 김홍선 안랩 대표와 김희천 하우리 대표는 정부와의 협조로 이번 사태 해결에 발로 뛰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두 대표는 방송통신위원회 긴급회의에 민간 보안 업계 대표로 참여, 최시중 방통위원장 등 정부 인사들과 상황 타개책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바다 건너 미국에 있는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는 우리나라의 보안 불감증을 놓고 쓴 소리를 던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긴급 백신은 이번 방어 전략의 에이스였다. 10일 0시 악성코드에 의한 하드 삭제가 예고되자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안랩의 경우 9일 내놓은 긴급백신이 10일 오전까지 140만건 이상 다운로드 됐다.

이 밖에 백신 ‘알약’을 기업에도 무료로 푼 이스트소프트, 하드 삭제를 첫 예고한 잉카인터넷 등에게도 누리꾼 칭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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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외산 보안업체들은 비교적 잠잠한 모습이었다. 시만텍(미국)이 악성코드에 대한 경고메일을 돌리고, 카스퍼스키랩(러시아)이 한 차례 긴급백신을 내놓은 것 외에는 정부 공조 등에 있어서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었다.

이와 관련 방통위 측은 “사이버 위기 상황의 경우 특정 매뉴얼에 따라 국내 실무업체 4곳과 움직이도록 정해졌기 때문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