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노무현, 사이버는 싸움터

일반입력 :2009/05/25 13:48    수정: 2009/05/25 14:07

김태정 기자

‘애도의 공간이 싸움터로 바뀌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폭풍이 사이버 공간을 덮쳤다. 노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현 정권과 검찰에 대한 비난 수위가 거세지는 가운데 보수 진영의 반격도 시작됐다.

■“이 대통령 빈소 방문 막아라”

우선, 이명박 대통령의 조문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의 빈소 방문을 반드시 막겠다는 누리꾼들이 폭증하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빈소 방문은 고인에 대한 모독이다”며 “누리꾼들이 힘을 모아 이 대통령의 봉하마을 행을 저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보수 진영에서는 “정치 이념이 다르다고 순수한 애도의 뜻까지 막는 것은 치졸한 행위다”며 “고인의 서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24일 오전 현재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봉하마을 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 모를 불미스러운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자제해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조문 반대를 넘어 이명박 대통령 탄핵운동까지 일어났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이명박 대통령 책임이 있다는 과격한 주장들이다.

특히 포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서명란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 서명란은 개설 몇 시간 만에 추천 1만건을 넘길 정도로 열기를 띄고 있다.

검찰도 도마에 올랐다. 강압수사로 노 전 대통령을 투신케 했다는 죄목(?)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나온 23일부터 25일 현재까지 대검찰청 홈페이지는 비난에 욕설까지 폭주, 접속도 어려운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검찰이 이명박 정부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등의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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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이 험악한 분위기에 대해 자제해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국론분열’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

아고라의 한 누리꾼은 “노 전 대통령이 유서에 남긴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말을 기억하라”며 “고인과 정치적으로 다른 입장에 있던 사람들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사회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