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스토리지, 가상화에도 투입된다

일반입력 :2009/05/15 17:33

황치규 기자

가상화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많은 기업들이 가상화 기술을 도입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아직까지 가상화 프로젝트의 주류는 고성능 x86서버와 SAN 스위치 및 파이버채널 스토리지, VM웨어 서버 가상화 솔루션간 조합이었다. 많은 가상화 프로젝트가 이렇게 진행됐다.

 

그러나 최근 비싼 파이버채널(FC) 스토리지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IP기반 아이스카시(iSCSI)  스토리지를 가상화에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목된다.

 

아이스카시 스토리지는 편의성이 좋은게 강점이지만 국내 스토리지 시장에서 아직 마이너에 머물고 있다. 주류는 아니다. 보수적인 고객들의 성향상 FC 스토리지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형 여행사인 모두투어가 지난해 서버 가상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델 아이스카시 스토리지 솔루션 '이퀄로직'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퀄로직 도입 배경은 '관리 편의성'

모두투어는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VM웨어 기반 가상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연초에 한번, 연말께 한번이었다. 서버는 델 2950 제품이 들어갔고 스토리지는 1차는 델 EMC CX 제품이, 2차 프로젝트에는 이퀄로직이 투입됐다.

모두투어가 가상화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당연한 수순이었다. 모두투어는 내부에 IT담당 인력이 그리 많지 않다. 소수 인력이 많은 업무를 처리한다. 이는 단순 관리 업무가 늘어날 경우 정작 중요한 업무는 뒤로 밀리는 장면이 벌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단순 관리는 가급적 쉽게 가는 프로세스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

이를 감안하면 가상화는 매력적인 대안이었다.  때마침 2008년은 가상화에 대해 검증된 기술이란 평가가 나오던 시기였다. VM웨어의 경우 국내에서 100개가 넘는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었다. '남들은 어떻게 하나'를 따질 필요는 많지 않았다. 하느냐 마느냐보다는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이슈였다. 이에 모두투어는 델과 협의후에 가상화 프로젝트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프로젝트는 별탈없이 잘 마무리됐다.

모두투어는 웹서버쪽에 가상화를 적용했다. 예약 시스템은 가상화 적용 영역에서 빠졌다. 모두투어 웹서버는 이 회사 상품을 재판매하는 중소 여행사들이 주로 접속하고 있다.

가상화 구축 결과 모두투어는 현재 서버 4대위에 60개 이상의 가상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가상화를 적용하지 않은 서버까지 합치면 30대 가량의 서버가 가동되고 있다.

모두투어는 1차 가상화 프로젝트는 파이버채널 방식의 델-EMC 스토리지를 사용했고 두번째는 이퀄로직을 도입했다. 왜 그랬을까? 이퀄로직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모두투어의 김진영 IT사업부 시스템개발팀 과장은 "VM웨어 1차 프로젝트를 마치고 얼마뒤에 이퀄로직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퀄로직은 모두투어에게 모험을 걸어볼만한 스토리지 솔루션이었다. 우선 관리가 편리했다. 김진영 과장은 "1차 가상화에 도입했던 스토리지는 성능에 있어 어디다 내놔도 떨어지지 않았지만 다루기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아이스카시 방식인 이퀄로직은 내부에서 관리하기가 매우 편리했다"고 전했다.

모두투어와 같은 중견업체는 전산쪽에서 관리까지 다 처리해야 하는데 다루기가 쉽지 않은 솔루션을 쓰게 되면 그만큼 시간 소모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투어는 곧바로 테스트에 들어갔고 이퀄로직도 쓸만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상화를 통한 관리 효율성 극대화

서버 가상화란 버추얼 머신을 이용해 서버 한대를 여러 대를 사용하는 것처럼 돌릴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서버 가동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게 장점인데, 이는 적은 서버를 갖고서도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가상화는 비용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고 차세대 IT환경으로의 전환이라는 전략적 가치도 함께 제공하는 몇안되는 솔루션중 하나로 꼽힌다. 그린IT로 표방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컴퓨팅 등에서도 가상화는 핵심 기술로 거론된다.

모두투어는 가상화에 있어 그린IT보다는 IT 운용 효율성이 강화된 것을 가장 큰 효과로 꼽는다. 데이터센터(IDC)에 사용료를 내는 입장이라 전기료 절감은 크게 체감할 수 없지만 자원 효용성은 체감할 만큼 좋아졌단다. 특히 하드웨어를 추가로 구입하지 않고도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IT 환경이 매우 유연해진 셈이다.

김진영 과장은 "VM웨어 가상화 환경은 관리가 매우 편하다"면서 "재부팅거나 실수로 시스템을 껐을때도 손쓸일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전했다.

모두투어는 현재 30대 가량의 서버를 가동중이다. 이중 80~90%가 델 서버다. 모두투어는 네트워크 장비나 전산 환경 운영에 필요한 여러 기술 지원도 델과의 서비스 계약을 통해 많이 처리하고 있다.

김진영 과장은 "전산 환경은 점점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내부 인력만으로는 프로젝트 진행에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면서 "델과 협력사의 풍부한 프로젝트 경험은 믿을 수 있는 환경 구축에 큰 힘이 된다"고 평가했다. 가격 대비 성능에 있어서도 델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이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델은 직접 개발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솔루션을 하드웨어와 묶어 공급하고 서비스도 책임지는 사업 방식을 갖고 있다. 이렇게되면 고객은 이업체 저업체 접촉하지 않고 입에 맛는 솔루션을 구입할 수 있다. 모든 솔루션이 한 업체가 개발한게 아니다보니 종속될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다. 모두투어가 델을 파트너로서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김진영 과장은 "다른 회사의 경우 제품마다 따로따로 협상하고 이에 대한 작업 일정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델은 협력사와 함께 서버, 스토리지는 물론 네트워크까지 한번에 통합해 제안한다"면서 "관리하는 입장에서 아무래도 신경을 덜 쓸 수 있어 좋다"고 평가했다.

모두투어는 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절이지만 올해도 나름 IT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경기가 풀릴때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선은 하반기 서버 업그레이드를 검토중이다. 예약시스템이 돌아가는 서버를 바꾸는게 골자다. 모두투어 예약시스템은 가상화 환경에 들어가 있지 않다. 앞으로도 이같은 구조는 계속 유지한다는게 회사측 설명.

김진영 과장은 "IT인프라에 대한 CEO 등 임원들의 인식이 부정적이지 않다"면서 "여러 통로로 서버와 스토리지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