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산업, '그린 바람' 분다

삼성,노키아 등 휴대폰업체, 바이오- RoHS 채택한 친환경 휴대폰 잇달아 선보여

일반입력 :2009/05/07 18:25    수정: 2009/05/08 08:44

이장혁 기자

올 들어 정부는 녹색성장을 기조로 다양한 정책과 전략들을 쏟아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녹색산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2009년에는 '그린'이 가장 강력한 산업 전반의 트렌드로 조망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 지난 1월과 4월에 각각 개최된 가전박람회(CES)와 '이동통신전시회(CTIA)에서도 친환경 단말기 제품들이 다양하게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제품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린 시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활성화 되지 않고 있지만 최근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 소재나 디자인 그리고 다양한 부분에서 친환경을 기반으로 한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면서 향후 그린 제품 시장이 보다 크게 열릴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휴대폰 '어떻게 개발하나'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평균적으로 약 18개월마다 휴대폰을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으로 보면 매년 1억3,000만대 가량이 폐기처분 되고 있는 것.

또 각 제품들의 라이프사이클이 계속해서 단축되고, 신제품이 더욱 빠른 속도로 출시되면서 교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런 점도 폐기제품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이 증가하는 폐기제품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각 기업들은 전자폐기물의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제품의 소재나 디자인, 그리고 포장 등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모든 과정에 대한 ‘그린화‘에 노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에도 이미 RoHS(전기전자제품에 대한 환경유해물질 사용 제한 지침) 규정을 전 제품에 적용해 내수품은 물론 수출품에도 지속적으로 RoHS를 적용하고 있는 상태다.

휴대폰 그린화와 관련해서는 우선 단말기 소재 자체가 친환경적으로 제조되야 한다.

유럽연합이 적용하고 있는 RoHS에는 납(Pb), 카드뮴(Cd), 수은(Hg), 6가크롬(Cr+6), 브롬계 난연제 2종(PBBs, PBDEs) 등 유해물질 사용이 제한되고 있으며 환경단체인 그린피스(Greenpeace)도 PVC등의 사용을 지양하고 있다. 따라서 옥수수 전분을 이용해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이나 폐플라스틱 물병을 재활용 한 PCM(Post Consumer Material) 소재 사용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또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개발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태양광이나 바람을 이용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제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처음 디자인 때부터 친환경을 염두에 놓은 디자인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제품 폐기 시 부품의 분리가 용이하거나 재활용 부품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미리 예상하고 제품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친환경 소재로 개발된 휴대폰들

플라스틱 물병을 재활용 한 소재로 만든 모토로라 ‘W233’폰은 세계 최초 카본프리(Carbon Free)폰으로 인증을 받았다. 100% 재활용이 가능한 케이스가 특징.

삼성전자 ‘E200 Eco’폰도 100%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 생산공정에서도 연료 소비나 탄소 발생이 절감되었고 휴대폰 케이스도 코팅을 사용하지 않은 종이 상자로 포장이 되어 있다.

또 최근 선보인 삼성전자 태양광폰 '블루어스(Blue Earth)'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태양광으로 충전이 가능하며 소재나 생산과정, UI, 포장까지 친환경 컨셉을 적용한 제품이다.

LG전자 ‘에코 프렌들리’폰도 역시 배터리 커버에 태양전지를 장착해 태양광을 이용한 충전이 가능하다. 10분 충전으로 3분 정도 통화를 할 수 있다. 또한 휴대폰 제품 케이스에 코팅을 하지 않고 박스 크기도 줄여 자원 낭비를 막는 등 친환경 제품 출시에 노력하고 있다.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도 식물에서 추출한 소재를 이용해 '3110 evolve'폰을 선보였다. 전력구조도 효율적으로 구성해 저전력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외관의 50% 이상을 새로 바꿀 수 있는 리뉴얼 구조라는 점이 특징이다.

소니에릭슨은 야채오일 등으로 만들어진 바이오 플라스틱을 이용한 '그린하트(GreenHeart)'폰을 선보였다 그린하트는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와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키패드를 적용했으며 포장도 친환경적인 재생 케이스를 이용했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그린 테마가 바람을 일으키면서 환경오염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속적으로 지침이나 규제가 강력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 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인 친환경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유럽연합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기전자 제품환경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RoHS)를 휴대폰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PVC 사용도 지속적으로 중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도 6대 유해물질(납(Pb), 카드뮴(Cd), 수은(Hg), 6가크롬(Cr+6), 브롬계 난연제 2종(PBBs, PBDEs)을 대체한 휴대폰을 지난 2006년부터 생산중이다며 역시 환경오염 유발 물질인 PVC 사용을 자발적으로 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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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은 아니지만 최근 글로벌 PC제조업체인 아수스가 대나무를 소재로 한 노트북을 출시했다. 노트북 상판과 팜레스트 부분을 대나무로 제작했으며 백라이트도 LED를 사용했다. 아수스 대나무 노트북은 지난 CES 2009에서 최초 공개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가 줄어들면서 단순히 친환경 요소만으로는 수요가 많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물론 소재나 방식도 중요하지만 제품 활성화를 위해 차별화 된 그린 마케팅과 캠페인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