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회사 뜻 따른다"

일반입력 :2009/04/23 09:39

김태정 기자

취업난이 깊어지면서 특정 희망연봉을 설정하기보다 '사내내규'를 따르겠다는 구직자가 크게 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최근 신규 등록 구직자 이력서의 '희망연봉 설정현황'을 분석한 결과, '협의 후 결정'이나 특정 희망연봉을 기재하지 않고 '사내내규'에 한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인크루트 이력서에서 '사내내규'는 받고 싶은 희망연봉과 관계없이 회사의 뜻에 따르겠다는 것. 연봉에 관해서 본인이 원하는 바를 주장하기보다는 회사 측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실제 올 3월 신규로 등록된 이력서 가운데 '사내내규' 설정건수를 살펴보면 4,350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303건에 비해 약 14.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규 이력서에서의 비중으로 봐도 지난해 3월 1.1%에 머물렀던 것이 올 3월엔 15.4%로 14.3%p 늘어났다.

좀 더 넓은 시기의 추세를 살펴보면 이 같은 경향은 더 명확히 드러난다. '사내내규' 설정은 2007년 말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해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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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매월 100여건에 머물던 것이 2008년 들어 200~300건 수준으로 증가했고, 그해 5월부터는 1,000건을 초과한 데 이어 불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9월 이후엔 4,000~5,000건을 넘어서고 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취업난으로 입사가 어려워지면서 구직자들의 연봉설정이 소극적이 돼간다"며 "희망연봉이 맞지 않아 서류전형에서부터 탈락하기보다는 일단 입사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