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서버전쟁에 뛰어들 것인가?

일반입력 :2009/04/21 10:49

황치규 기자

'SW공룡' 오라클과 휴렛패커드(HP), 델간 서버 전쟁이 벌어질 수 있을까?

오라클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로 자바와 솔라리스 등 SW는 물론 서버 및 스토리지 제품군까지 손에 넣게 됐다. 이에 따라 끈끈한 협력관계인 오라클과 HP가 서버 시장에서 전면전을 벌이는 흥미만점의 시나리오로 예상해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상황은 아직 유동적이다. 오라클이 하드웨어 사업에 얼마나 적극적일지를 놓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사프라 캐츠 오라클 사장이 "썬 하드웨어 사업을 수익성이 높은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밝혔음에도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오라클이 하드웨어 사업을 매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디넷닷컴은 20일(현지시간)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오라클은 썬 하드웨어 사업 가치는 '제로'(Zero)로 매겼을 수 있다"면서 수익성이 안좋은 하드웨어는 매각 또는 폐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오라클이 썬 하드웨어 사업 매각에 나설 경우 파트너인 HP가 그중 일부를 넘겨받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오라클과 HP는 그전에도 썬 인수를 위해 공동 작전을 펼치려 했다는 루머에 휩싸인 바 있다.  이를 통해 오라클은 자바, ZFS, 글래스피시, 솔라리스, 오픈솔라리스, 오픈오피스 등 썬의 SW 제품군을, HP는 썬 하드웨어를 확보하려 했다는 후문이다.

EMC는 썬 하드웨어중 스토리지를 가져갈 후보로 꼽힌다. 썬이 보유한 스팍 프로세서 지적재산권은 반도체 업체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물론 오라클이 썬 하드웨어 사업중 일부는 계속 보유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오라클은 현재 자사 데이터베이스와 HP 하드웨어를 결합한 일체형 데이터웨어하우스(DW) 솔루션 오라클 DB머신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하드웨어는 내놓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오라클은 썬이 최근 네번의 분기에서 세차례도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이번 인수가 영업이익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근거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오라클이 썬 인수를 통해 대규모 감원이나 경쟁력 없는 하드웨어 사업은 버리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오라클이 앞으로 1만명 정도를 감원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오라클과 기존 서버 업체간 전면전을 예상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도이체방크의 크리스 휘트모어 애널리스트는 오라클의 썬 인수로 앞으로 업체간 경쟁이 심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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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모어 애널리스트는 "시스코와 오라클의 등장으로 서버 시장에서 경쟁은 거세질 것"이라며 "서버 시장은 성장과 수익측면에서 매력적인 분야는 아니지만 데이터센터란 기회를 놓고보면 시스코와 오라클에게 모두 전략적인 영역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