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제2의 시티폰' 되나

총 투자액 1조3,508억원에 가입자는 고작 17만명

일반입력 :2009/04/06 11:07    수정: 2009/04/06 19:08

김효정 기자

와이브로에 대한 사업적 성패를 두고 정부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6년 와이브로 서비스 출시 후 작년까지 KT는 총 7,303억 원을, SK텔레콤은 총 6,205억원을 투자, 수도권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가입자는 고작 17만명(KT 16만명, SKT 1만명), 매출액은 2008년 KT 250억원, SKT 2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와이브로 도입 초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2008년 144만 가입자에 매출 2,900억, 오는 2011년에는 400만 가입자에 매출액 8,000억을 예측한 것 치고는 상당히 초라한 실적이다.

지난 2007년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와이브로가 3세대이동통신 국제표준으로 채택돼 향후 5년간 장비 수출 30조, 생산유발효과 15조원, 부가가치유발효과 8조원, 고용창출효과가 7만5,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장밋빛 예측을 내놓았다.

하지만, 현재 와이브로의 인프라 부문 해외진출현황은 KT의 우즈벡 진출이 유일하며, 가입자 1,600명에 매출규모 약 5억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인프라 구축과 별도로 장비나 단말기 위주의 수출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서비스 운영이 핵심인 것을 감안하면 해외진출 역시 너무나 형편없는 실적인 것이다.

와이브로에 견줄 만한 또 다른 방송통신융합 서비스인 IPTV가 약 170만 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과 비교해 본다면, 와이브로는 적어도 국내 수요, 즉 서비스 이용자 확대 측면에서는, 인프라 투자비만 소모하고 사라져버린 제 2의 시티폰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와이브로 '해외 진출'로 눈 돌려야

이는 결국 국내의 지형적 요인, 통신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통신사업 정책에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인터넷 이용률은 가입자 기준으로 무려 72%에 달하고 무선통신은 약 4,600만명의 국민이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현재는 핸드폰을 이용해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HSDPA가 활성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와이브로는 적어도 국내에서는 중복 투자로 인해 더 이상 사업적 효과가 창출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통신 인프라가 포화 상태인 우리나라에 계속 설비 투자를 지속하기 보다는 지형적으로 유선통신 인프라의 설치가 어려운 국가들 즉 인도네시아나 브라질과 같이 섬으로 이루어지거나 국토가 광활한 국가를 위주로 와이브로의 해외 진출, 즉 인프라 구축에 따른 서비스 운영을 통한 장기 안정적 사업기반 조성이 기업의 수익극대화나 국가이익에 부합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즉, 와이브로 서비스는 융합 서비스 모델을 제시하거나 국제 특허 획득을 통한 기술료 수입 등 기술적인 기여로 한정하여 미국 퀄컴사와 같이 기술적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퀄컴은 CDMA 기술원천보유율이 99%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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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의원은 그 간의 와이브로 사업 추이로 보아 전국망 설치 및 서비스 확대는 요원해 보인다. 앞으로 투자가 더 이루어져도 가입자 및 수익성 확보가 의문시 된다며, “방통위는 와이브로 사업 서비스를 국내보다는 해외 인프라 구축 진출로 선회하여 통신부문의 지배력 확보 및 세계 통신 시장 점유율 확대로 정책 목표를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의원은 방통위, 지식경제부 등 부처간 이해관계 및 갈등으로 일회성 행사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해외로드쇼 역시 일회성 수출보다는 인프라 구축을 통한 서비스 운영, 이를 통한 관련 산업 동반수출 등 산업연관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