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목장’의 웹지도 결투

일반입력 :2009/03/10 16:36    수정: 2009/03/10 17:16

김태정 기자

포털들의 ‘실사 웹지도’ 경쟁이 모바일 무대로도 옮겨붙었다. 관련 업계에선 이미 ' 손안의 내비게이터'란 슬로건이 전진배치됐다.

원래 ‘지도’는 이동중 가장 필요한 법이다. 때문에 길에서 각종 교통정보와 맛집 등을 검색할 수 있는 모바일 웹지도는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포털들이 모바일 사용자 모시기 경쟁에 나선 이유다. 특히 애플의 히트상품 ‘아이폰’과 ‘아이팟터치’가 공략 대상으로 떠올랐다.

■아이폰/아이팟터치 사용자 공략

모바일 지도 시장은 포털 2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행보가 눈에 띈다. 다음은 웹지도 개발 초기부터 애플 제품 탑재를 염두했고 최근 이를 행동에 옮겼다.

다음은 지난달 28일 애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거래 사이트 ‘앱스토어’에 웹지도를 등록했다. 아이폰과 아이팟터치로 동작할 수 있도록 각종 테스트와 수정 작업 후에 나온 결과다.

이에 다음은 모바일 웹지도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고 자신한다. 3~4년 뒤 국내 모바일 포털 시장 1위를 목표로 한 다음에게 중요한 한걸음이었다는 평가다.

다음 김지현 본부장은 “모바일은 다음 웹지도 사업에서 중요도가 점점 올라갈 것”이라며 “전체 인터넷 시장에서 다음의 지분을 늘리는 전략적 요충지다”고 밝혔다.

NHN의 행보도 빨라졌다. NHN은 현재 ‘네이버 지도’의 모바일 연동 작업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아이팟터치에 탑재할 것이라고 4일 발표했다. 초반 레이스에서 다음에 밀리지 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NHN 이현규 선행프로젝트그룹장은 “앞으로 네이버 지도 서비스를 환경을 모바일로 확대, 이용자들이 원하는 때에 최적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후코리아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야후코리아는 지난해 10월 이미 아이팟터치 전용 웹지도를 출시, 홍보전을 계속해왔다. 특히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막대한 미국 본사의 정책이 국내 보다 한발 빠르고, 야후코리아도 이에 맞춰가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왜 애플제품 우선인가?

여기서 질문 하나. 왜 포털들은 웹지도를 탑재할 첫 모바일 기기로 애플 제품을 택했을까. 아이팟터치는 판매 성장세가 둔화됐고, 아이폰은 국내 출시조차 불투명하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포털들이 ‘애플 우선(?)’ 전략을 취한 이유는 ‘앱스토어’에 있다. 지난해 7월 오픈한 앱스토어는 4개월만에 다운로드 수 3억회를 넘어선 초 히트상품으로, 국내 인기도 상승세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애플 앱스토어’란 다소 과장된 인식까지 생기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벤더, 혹은 통신사들에게는 아직 이 정도 중량감 있는 ‘장터’가 없다. 물론, 휴대폰 게임이나 음악 등을 받는 사이트들은 있지만, 대형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까지는 아직 크게 아우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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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판도는 곧 바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유럽서 앱스토어 사업을 시작했고, SK텔레콤은 오는 9월 국내 오픈을 예고했다. 이 밖에도 노키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앱스토어 경쟁에 합류할 태세여서 포털들이 웹지도 유통경로는 계속 늘어나게 됐다.

다음 김동현 팀장은 “향후 여러 모바일 기기로의 웹지도 탑재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 시작으로 애플 제품들을 선택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