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7 출시 앞두고 보안업계 '폭풍전야'

일반입력 :2009/02/02 13:57    수정: 2009/02/02 18:37

김태정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르면 올해 출시할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7'을 놓고 보안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윈도7용 PC백신을 누가 더 잘, 그리고 빨리 내놓는지가 중량감 있는 경쟁 포인트로 급부상 중이다.

이번 경쟁은 비스타 출시 때와는 양상이 다르다.

비스타는 전작 윈도XP 때와 전혀 다른 드라이버들을 탑재, 보안업계가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MS의 새 드라이버 개념을 연구, 맞춤형 백신을 내놓느라 진땀을 뺀 것이 사실.

반면, 윈도7은 윈도XP와 비스타의 개념을 넘겨받는 것이어서 이전보다 백신 개발이 수월해졌다. 때문에 허점을 보인다면 해당 업체의 제품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안랩․하우리, 윈도7 준비 ‘이상무’

토종업체 중에서는 안철수연구소(안랩)와 하우리 두 라이벌이 윈도7 공략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안랩은 '윈도7'에서 구동할 차기 V3 베타 버전을 이르면 이번 분기 내 출시키로 했다. 안랩 개발팀은 윈도7 보안 코드 등을 놓고 MS 본사와 적극적인 정보교류를 해 왔다.

안랩 권진욱 차장은 윈도7 호환 백신은 V3 확장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다며 내부적으로 윈도7 베타에 맞춘 각종 서비스 형태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우리는 대표제품 바이로봇과 윈도7간 호환 테스트를 이달초 완료, 정식 버전 출시만 기다리고 있다. 이미 윈도7 공식 로고 획득까지 준비하는 상황.

하우리 기술연구소 박종혁 책임연구원은 윈도7이 비스타 플랫폼에 기반하고 있기에 안정적으로 바이로봇을 적용했다며 윈도7 정식판에 대한 대비를 계속 철저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 공룡 간 신경전 치열

해외에서는 시만텍, 맥아피, 트렌드마이크로, 카스퍼스키랩 등 빅4가 전시 상황에 들어갔다. 수뇌부들의 도발적인 언사도 이어질 만큼 신경전이 날카롭다.

미국 시만텍은 곧 윈도7 맞춤형 노턴을 평가판으로 내놓는다. 세계 보안시장 1위의 파워를 여지없이 보여주겠다는 태세다.

시만텍 데이브 콜 이사는 개발팀이 윈도7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며 윈도7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백신은 노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업체 카스퍼스키랩도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미 지난달 21일 윈도7용 백신을 프로토타입으로 출시했다. 아직 여러 오류가 나올 수 있는 프로토타입이지만 업계 예상을 뛰어 넘는 빠른 행보였다. 백신 엔진부터가 윈도7을 겨냥한 것이라고 한다.

이창규 한국카스퍼스키랩 대표는 윈도7에 가장 신속하게 대응했다는 사실에 전사 차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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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트렌드마이크로가 이달 중 윈도7 백신을 공개하겠다고 밝혔고 맥아피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등 윈도7용 백신을 둘러싼 보안 업체간 경쟁은 벌써부터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윈도7 시대를 맞아 어느 업체가 먼저 치고 나가 레이스를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