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폰업계 서바이벌 게임, 다음은 누구?

일반입력 :2009/01/18 16:53    수정: 2009/01/19 09:58

황치규 기자

세계 경기 침체로 휴대폰 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관련 업계의 표정이 갈수록 우울해지고 있다.

휴대폰 업체들은 판매량은 줄고 평균 판매 가격은 떨어지는 가운데, 수익과 점유율이란 두마리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다.

만들면 팔려나가던 '영광의 시대'는 이미 막을 내렸다. 선진국 시장과 신흥 시장 모두 찬바람이 돌고 있다. 어설프게 했다가는 '제 2의 모토로라'가 되기 딱좋은 시절이다.

바야흐로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본격적인 서바이벌 게임이 펼쳐지려는 순간이다.

특히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이 올해를 기점으로 휴대폰 시장에서 본격적인 지분 확대를 노릴 것으로 보여 판세는 더욱 예측불허다. 불황과 애플 변수 등이 결합되면 업계 지형도가 확 바뀔 가능성도 있다. 게임에서 밀려나는 업체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한때 레이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모토로라는 서바이벌 게임에서 사실상 밀려났고 '다음은 누구냐?'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라 있다.

이런 가운데 소니 에릭슨이 2008년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분기까지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랭킹 3위에 올라있던 소니 에릭슨은 4분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큰 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 2,420만대의 휴대폰을 출하해 1억7,63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불황임을 감안해도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다.

직접적인 원인은 경기 침체였다. 특히 주요 활동 무대인 서유럽과 일본 시장에서 부진했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2009년은 소니 에릭슨에게 '죽느냐 사느냐'의 시기가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16일(현지시간) 씨넷뉴스에 따르면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의 캐롤리나 밀라네시 애널리스트는 소니 에릭슨 4분기 매출은 예상치의 바닥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세계 랭킹 3위를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2009년은 소니 에릭슨이 수익과 시장 점유율을 놓고 싸우는데 있어 결정적인(deciding)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소니 에릭슨이 서바이벌 게임에서 희생양이 되지 않고 휴대폰 시장에서 계속 '메이저 플레이어'중 하나로 남아있으려면 북미 지역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뭔가 보여줘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밀라네시 애널리스트는 유럽과 일본 시장에서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소니 에릭슨은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미 시장은 모토로라, 애플, 삼성전자, LG전자가 강세를 보이는 곳이어서 소니 에릭슨이 전략적 거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밀라네시 애널리스트는 소니 에릭슨이 구글 오픈 핸드헷 얼라이언스(OHA)와 심비안재단에 합류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소니 에릭슨은 지금까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소니 에릭슨은 올해안에 구글 안드로이드 모바일 플랫폼을 탑재한 휴대폰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니 에릭슨의 2008년 4분기 평균 휴대폰 판매 가격은 121유로였다. 3분기 109유로보다 높은 금액이지만 2007년 4분기 123유로에 비해서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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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에릭슨은 3분기 대비 4분기 평균 판매가가 올라간 것에 대해 환률 상승의 긍정적인 영향과 고급 제품 비중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소니 에릭슨은 4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을 8%선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