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RIA 넘어 플래시 플랫폼에 '올인'"

일반입력 :2009/01/18 15:20    수정: 2009/11/25 09:25

황치규 기자

지난해까지만 해도 리치인터넷애플리케이션(RIA)를 부쩍 강조했던 한국어도비시스템즈가 올해들어 RIA 대신 플래시 플랫폼이란 화두를 내걸었다.

그게 그거인거 같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변화의 메시지가 엿보인다. 플래시가 적용되는 분야를 지금보다 확 키우겠다는게 핵심이다. RIA를 넘어 광범위한 디지털 콘텐츠에 플래시가 기본으로 적용되는 청사진을 담고 있다.

주특기인 RIA는 그중 하나일 뿐이다. 플래시 플랫폼은 웹을 넘어 IPTV와 휴대폰 등 모든 미디어 플랫폼을 정조준하고 있다.

플래시 플레이어10은 3차원(3D)도 지원하기 때문에 적용 분야가 점점 확대될 거에요. 기업들은 3D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미 플래시 기반 3D 콘텐츠를 활용해 사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뒤 이를 매출 확대로 연결시키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요.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시대에 플래시를 갖고 차별화를 하고 있는 겁니다.지난 14일 기자와 만난 한국어도비의 박민형 마케팅 담당 전무는 플래시 기술을 활용해 기업들은 매출 확대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플래시 플랫폼은 한국어도비에게도 성장 전략이지만 고객에게도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미국 유니버셜 올랜드로를 예로 들어볼께요. 이 회사는 플래시를 활용해 사용자들이 테마파크를 온라인에서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도록 3차원 체험관을 웹사이트에서 제공했는데 매출이 크게 늘었어요. 플래시를 통해 차별화를 이룬 겁니다. 앞으로 플래시 플랫폼 전략을 통해 국내에서도 이런 가치들을 적극 알려나갈 겁니다.

박민형 전무는 본사 차원에서 플래시 플랫폼에 대한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놓고 있다면서 RIA를 뛰어넘어 플래시의 가치를 확산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어도비 플래시 플랫폼은 플래시 플레이어, 어도비 에어(AIR), 플렉스, 플래시 CS4, 플래시 미디어 서버 제품군을 모두 망라하고 있다.

플래시 플레이어는 사용자가 플래시 기반 콘텐츠를 볼수 있도록 해주고 AIR은 브라우저에 접속하지 않고 데스크톱에서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 있게 해준다. 플렉스는 플래시 기반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플래시CS4는 플래시 저작툴이다.

박 전무는 플래시 플랫폼에 이어 최근 발표한 '어도비 크리에이티브스위트4(CS4) 마케팅에 대해서도 과거와는 다른 접근을 시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산실을 총괄하는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이 CS4가 가진 투자대비효과(ROI)와 비용 절감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메시지는 내보내겠다는 것이었다. 초유의 경기 불황이 덮친 만큼, 기능중심을 벗어나 투자 효과까지 강조하는 마케팅 전술을 펼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아직 CIO들이 CS4에 관심이 없는게 사실입니다. 주로 기업 부서 단위에서 구입하다보니 CIO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외국은 다릅니다. CIO들이 CS4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주목하기 시작했어요. 전사적인 관점에서 CS4를 구입하는 겁니다. 한국도 이런 환경을 만들어야죠.

들어보니 어도비에겐 꽤나 대담한 도전이 될 것 같다. 우리나라 CIO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CS4를 전사적자원관리(ERP)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솔루션과 같은급으로 대접하도록 하는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박 전무 역시 이같은 상황을 모르는 바 있다. 그럼에도 해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숫자로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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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외부 조사 업체에 따르면 CS3를 쓰다가 CS4로 바꿀 경우 업무 생산성이 200%까지 좋아졌다는 결과가 있다면서 고객들에게 CS4가 적은 인력으로 뛰어난 생산성과 표현력을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적극 퍼뜨리겠다고 말했다.

CS4를 엔터프라이즈급 솔루션에서 주로 활용되는 ROI 개념과 접목하려는 어도비의 마케팅 실험이 심판대위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