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사장, KT-KTF 합병은 "대세"

일반입력 :2009/01/15 16:33    수정: 2009/01/16 12:01

김효정 기자

이석채 신임 KT 사장이 취임 첫 기자단 미팅을 가졌다. 그는 성과 중심의 현장 지원을 강조하는 한편, KT-KTF와의 합병에 대해서는 대답을 아낀 채 세계적인 조류에 따를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이 사장의 이러한 발언은 전세계적인 융합(컨버전스) 추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차세대 주 수익원 중 하나로 대표적 융합 서비스인 IPTV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KT가 KTF와의 합병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기존의 '비공식' 입장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 이 사장은 10여 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정보통신(IT) 산업과 KT의 현 상황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최근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이에 못지 않는 국내 시장 상황이지만, KT는 정부가 요청했던 투자에 대해서는 가능한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KT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지만 시장을 살려야 기업도 산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사장은 현재 국내 IT산업은 벽에 부딪혀 있다. 정부가 통신사에 투자를 요청한 것은 이러한 현실에 새 바람을 넣어달라는 요청이고, 그렇게 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KT-KTF 합병, 인터넷전화, 와이브로 '정면돌파 할 것'

KTF와의 합병, 그리고 하락세인 집전화(PSTN) 사업, 인터넷전화와의 잠식효과, 지지부진한 와이브로 진행 상황 등 복잡한 KT의 사업 현황에 대해서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KT-KTF와의 합병은 세계적 조류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시사한 데 이어, 인터넷전화에 대한 지원도 분명히 했다. KT의 특성상 집전화와 인터넷전화 사업에 딜레마가 있지만, 이 때문에 미래로 나아가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인터넷전화와 집전화 사업에는 분명 딜레마가 존재한다. 그러나 딜레마에 부딪혀서 망설이면 전쟁에서 지는 것이다. '과감하게 뚫고 나간다'는 인생철학을 바탕으로 미래로 나갈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계속해서 그는 와이브로 사업에 대해서도 세상 모든 일은 절대적 위험도 없고 절대적인 기회도 없다며 어려운 상황이라면 여기서 무엇을 얻어내는 지가 중요하다. KT는 여러 가지 성공할 수 있는 잠재적 요소가 많고, KT의 능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기업을 야구선수와 비교해 설명했다. 지금 추진하는 모든 사업과 그의 경영방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KTF와의 합병 질문에 대한 우회적 답변이었기 때문에 합병에 대한 그의 생각도 읽을 수 있다)

야구선수가 평생 프로로 뛰어도 타율이 3할을 넘어서기 힘들다. 기업도 모든 것에 완벽하게 성공할 수 없다. 30%만 성공해도 충분한 효과가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이 장고 끝에 내린 결정도 성공률은 30% 정도이다.

IBM과 같은 기업이 합병에 실패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계 상위레벨의 기업이다라고 덧붙였다.

■인센티브 강화해 '대단한 성과' 이끌어 내겠다

한편, 향후 KT의 운영 방침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현장 중심으로, 현장직원들이 최대한의 성과를 이끌어 내도록 환경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최근에 성공하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본부가 슬림하고 일선이 두텁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지난 14일 이 사장의 취임과 동시에 조직을 개편한 주된 이유이다.

그는 현대의 기업들에게 중요한 것은 첫째 (슬림한)조직, 둘째 인센티브, 마지막 세번째는 사람의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훌륭한 인재는 조직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언제든 영입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으며, 최고기술임원(CTO)도 외부 인사 영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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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의자에 앉아서 의사결정만 하는 본부를 슬림화하고 일선에서 뛰는 현장지원 인력을 강화하는 것이 기본 운영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경영자가 어떻게 알겠는가라며 직원들을 신뢰할 것이며 '인센티브'를 강력하게 도입해, 대단한 성과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화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드시 해외시장에 진출해 성공하겠다는 의지 보다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뒤쳐지지 않으며, 성공한 기업들을 벤치마킹해서 세계적인 회사로 일궈내겠다는 다짐을 나타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