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형제' 비상을 꿈꾸다

일반입력 :2008/12/26 10:21    수정: 2009/01/05 01:37

김태정 기자

위기의 팀을 구할 구원투수인가. 아니면 또 하나의 실패작이 되나.

SK커뮤니케이션즈가 내년 3월 새 포털 ‘네이트’를 출시키로 함에 따라 그 성공 여부에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엠파스’와 ‘네이트닷컴’을 통합, 재가공중인 ‘네이트’는 SK컴즈 부활 작전의 선봉이다.

현재 SK컴즈의 경영상황은 한마디로 위기다.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SK컴즈는 올 3분기 당기순손실 37억원을 기록, 전분기 15억원 대비 적자폭을 늘렸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26억원에 달해, 33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와 대조되고 있다.

네이트는 이런 위기 속에서 나온 특단의 카드다. 회사의 전성기를 이끈 싸이월드는 인기 정체기에 들어선지 오래며, 해외사업도 고전중이다. SK컴즈가 네이트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다.

■ 검색기능 강화로 승부수 띄워

그렇다면 SK컴즈는 네이트에 어떤 무기를 탑재했을까.

이달 9일 SK컴즈가 발표한 네이트의 내용은 ‘검색’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제목을 몰라도 동영상 배경음악의 가사와 곡목을 검색할 수 있다거나, 컬러로 이미지를 찾는 신규 서비스들이 포진했다.

국내 1위 메신저 네이트온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3월이면 네이트온 동시 접속자들끼리 실시간으로 궁금한 지식을 묻고 답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모인 DB는 네이트 검색에 다시 활용된다는 구조다. 네이트온 가입자 수가 2천500만여명에 달함을 보면 적지 않은 파괴력이 예상된다.

SK컴즈는 지난 11월 아예 ‘검색연구소’를 신설, 검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검색연구소 소장은 MSN을 누르고 네이트온을 메신저 1위에 올려놓은 권승환 상무가 임명됐다.

권승환 상무는 “네이트 검색 서비스 질 향상에 있어서 네이트온의 커뮤니케이션 장점을 살리겠다”고 밝혔다.

■ 검색광고 시장 지분확대 총력

SK컴즈가 네이트를 검색 위주로 꾸린 이유는 그만큼 실수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검색에 들어가는 광고는 포털이 가장 의존하는 먹거리다. 네이버와 다음 등 메이저 포털 역시 같은 상황이다.

이에 SK컴즈는 파이가 큰 검색광고 수익을 확 늘려 전체적인 실적 증가로 이어가겠다는 시나리오를 짠 것이다. 엔터테인먼트나 SaaS 등 장기적인 전망은 좋으나 실험이 필요한 분야는 잠시 미루고 검색이란 포털 본연의 임무로 도전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SK컴즈 앞에 놓인 장애물이 만만치가 않다. 심각한 검색광고 시장 불황이 제일 장적이다. 네이트 검색 서비스가 인기를 끈다 해도 얼어붙은 광고시장 경기가 녹지 않으면 수익 연결은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조차 최근 검색광고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새 포털 네이트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촛불정국으로 트래픽을 엄청나게 올렸지만 3분기 검색광고 매출이 전분기 보다 2.9% 증가한 313억원에 그친 다음의 사례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비록 부진은 했지만 NHN과 다음이 세워 놓은 진입장벽이 여전히 두터운 것도 문제다. 경기불황속에 NHN은 프리미엄 강조 전략을, 다음은 광고단가를 낮추며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컴즈는 당장 과도한 욕심은 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점진적으로 파이를 확보하며 고공행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

SK컴즈 관계자는 “현재 4% 정도인 검색 점유율을 10%대로만 늘려도 파장은 클 것이다”며 “어차피 검색광고는 포털의 최대 수익원이기에 정면 도전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