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휴대폰결제' 진출, "상생경영에 위배"

일반입력 :2008/12/23 18:40    수정: 2009/01/04 21:01

김효정 기자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 마케팅앤컴퍼니(M&C)가 내년부터 휴대폰결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두고 기존 휴대폰결제 업체들이 강력한 반발에 나섰다.

지난 19일 다날, 모빌리언스, 인포허브 등 휴대폰결제 3사가 긴급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반대 의견을 공표한 데 이어, 23일에는 SK상생경영위원회에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 의견서에서 관련업계는 SK텔레콤 자회사인 SK M&C의 휴대폰결제 시장진출 계획이 SK그룹의 '상생경영' 취지에 위배된다고 철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지난 9월 SK상생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협력업체와의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공정한 계약체결 ▲공정한 협력업체 선정 및 운용 ▲불공정한 거래의 사전 예방 등 3대 가이드라인을 상생경영의 주요한 원칙으로 채택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상생경영 취지에 따라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신뢰와 협력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5년간 중소 협력사를 위한 교육 및 경영지원 프로그램 및 재정적 지원을 확대해 왔다.

휴대폰결제 업체 측은 "휴대폰결제의 경우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사들과 중소벤처기업으로서의 관련업체가 9년여 동안 신뢰에 기반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대표적인 사업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 M&C가 시장에 직접 진출하여 기존 업체들과 경쟁하고 그 몫을 나누겠다는 것은 지난 10년간 유지해온 상생관계를 깨뜨리는 것이며 SK그룹의 뉴비전인 상생경영에도 정면으로 위배되는 이율배반적인 시도라는 것이 인터넷기업협회 및 관련업체의 주장이다.

SK M&C가 자사 오케이캐쉬백 및 IPTV 등과 연계된 비즈니스모델 개발 등을 시장 진출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그룹이 제시한 상생경영의 취지대로라면 기존 업체들의 특허권 및 노하우를 인정하는 제휴모델로서도 충분히 협력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한 SK M&C가 사실상 연구개발 및 신규영업이 중단되어 있던 유명무실한 사업자(파네즈)로부터 영업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우회 진출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미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강경한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는 휴대폰결제 3사는, SK그룹 내에서 SK M&C의 휴대폰결제 시장진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줄 것을 거듭 촉구함과 동시에, 불가피한 경우 자사 보유 특허를 기반으로 특허권 침해소송 등의 법적 분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