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이동통신 혁명 or 속빈 강정?

일반입력 :2008/12/22 08:49

이설영 기자 기자

이동통신 4세대(4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4G의 가장 큰 특징은 대용량 파일을 저렴하게 전송하고 받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기존 음성 중심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로 전이된다는 것이 4G 혁명의 핵심이다. 4G의 전송속도는 약 100Mbps 정도로 3G의 20배 정도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음성통화를 위한 별도의 네트워크 없이 데이터 서비스만을 위한 네트워크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음성통화는 인터넷 전화로 구현할 수 있다. 원가가 적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며,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데이터 통신 위주의 서비스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3G까지 음성통화 위주였던 것과 대비되는 점이다. ■4G는 무엇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이동통신 4G 기술 경쟁으로 이동통신사들과 제조업체들의 기술 선점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내년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4차 이동통신표준화회의(WP5D)에서 후보기술에 대한 제안과 평가를 진행해 2011년 10월 세계전파총회에서 최종 국제표준을 승인한다는 계획이다. 퀄컴이 CDMA를 기반으로 한 4G 기술인 UMB(Ultra Mobile Broadband)의 개발을 포기, 4G 시장에서는 LTE(Long Term Evolution)와 와이맥스(Wimax)의 2강 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ITU는 4G의 공식 명칭을 'IMT-어드밴스트'로 정하고 내년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4차 WP5D에서 후보 기술에 대한 제안과 평가를 진행한다. 이렇게 되면 2011년 10월 세계전파총회에서 4G에 대한 최종 국제표준을 승인할 전망이다. LTE는 GSM/WCDMA 계열 표준에서 진화한 것으로, 기존 GSM을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유럽쪽 이통사들이 4G 기술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와이맥스는 기존 기술들과는 별개로 새로이 만들어진 기술로 KT가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했다. LTE는 내년 말 쯤 세계 최초로 일본의 NTT도코모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내 이통사, 어떻게 준비?국내 이통사 중 4G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밝힌 곳은 LG텔레콤이다. LG텔레콤 정일재 대표는 지난 10일 "800MHz, 900MHz의 저대역 주파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오는 2011년부터 2년간 4G 네트워크에 집중투자해 2013년에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0월, 2011년 6월로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SK텔레콤의 800MHz 주파수 일부를 회수, 후발 또는 신규사업자에게 재할당할 계획이다.LG텔레콤은 현재 3G 음성망이 아닌 기존 CDMA망을 업그레이드해 리비전A를 제공하고 있다. 리비전A와 3G는 데이터 전송속도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데이터 전송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지는 4G와 비교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LG텔레콤으로선 주파수 확보를 통한 4G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풀브라우징 서비스인 오즈(OZ)로 데이터 서비스에 재미를 본 LG텔레콤은 4G 시대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삼성전자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KT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를 4G 이동통신 표준으로 적극 지원 중이다. 그러나 와이브로는 기존 이동통신기술과는 완전히 별개의 기술로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단점이 있다. 상용화된 예가 없어 기술의 실체가 없는 LTE와, 상용화는 됐지만 기존 기술과의 연결고리가 없는 와이맥스 중 4G의 표준으로 어떤 것이 선택될 지 현재로서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4G, 3G 전철 밟지 말아야앞서도 언급했지만 4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진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4G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기존 이동통신시장의 매출 구조도 음성 위주에서 데이터 위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3G의 경우 이통사들이 '영상통화'를 전면으로 내세워 마케팅 전쟁을 벌였지만 결국 소비자들이 이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한 채 기존 음성 위주의 2G와 별반 다르지 않은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 따라서 4G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전송 속도의 획기적인 개선에 부합하는 맞춤 서비스들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사업자들 간 출혈경쟁과 자원낭비만 초래한 채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동통신의 전송속도가 기존의 유선통신과 비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선사업자들도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방통위 또한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발전을 위해 어떤 기술이 적합한 지 면밀하게 검토한 뒤 정책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