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케이블TV, 공정경쟁 가능한가

일반입력 :2008/12/02 17:55

이설영 기자 기자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두 산업간에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의견들이 펼쳐서 관심을 모았다.2일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 주최로 열린 '방통융합시대, IPTV vs 케이블TV 공정경쟁 확보방안'을 주제로 펼쳐진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서로의 영역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규제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함께 했다.현재 방송통신시장은 KT 등 통신사업자들이 IPTV를 통해 방송시장에 진출하고, 케이블TV 사업자들은 MVNO로 이동통신산업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진성호 의원은 "새로운 규제체계 및 공정경쟁 기반을 마련해 효율적으로 방통융합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규제체계 마련은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발제를 한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은 "통신 사업자의 경우 IPTV특별법을 통해 방송시장 진입에 성공했는데 방송의 경우 통신시장에 통신법을 적용받고 있다"며 "통신의 방송시장 진입에는 공격적인 지원정책이 수반됐지만, 방송의 통신시장 진입에는 시장 논리가 적용됐다"고 말했다.김 소장은 "융합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제로섬 게임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국가 브로밴드 정책은 차세대 국가정보화 전략으로 승화돼야 하며, 물리적 통합이 아닌 융합산업의 발달과 공공부문의 발달을 모두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는 "사업자간 경쟁이 '공정한 룰'에 입각해 이뤄져야 한다"며 "통신사업자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발판으로 IPTV를 통해 방송시장에 진출한 것처럼 동일한 맥락에서 방송사업자의 통신시장 진입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근 케이블TV 사업자들이 MVNO 등을 통해 통신시장에 진출하려는 상황에서 네트워크 임대대가 산정 등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변 대표는 "IPTV 진영과 케이블TV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시장 규모를 확대시키고, 콘텐츠의 차별화를 통해 플랫폼의 차별화를 추구해서 시청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참석자들은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가 서로의 영역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차별화를 통해 공정경쟁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KT 심주교 상무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기존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확대하는 데에 양측의 역략을 집중해야 한다"며 "사업자들이 발전적인 경쟁환경을 구축해 콘텐츠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등 선순환구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미디어 플랫폼 사업의 활성화를 통해 사업자간 발전적인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낸다는 것. 이렇게 된다면 각 플랫폼이 경쟁력을 얻고 차별화 요인을 확보할 수 있다고 심 상무는 말했다. 이것이 바로 사업자간 상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라는 것이 심 상무의 의견이다.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성기현 사무총장은 "현재 방통융합은 단말기, 네트워크, 서비스의 다양한 융합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유무선 광대역 네트워크 확보 여부에 따라 방송 및 통신사업자간의 플랫폼 경쟁이 펼쳐진다"고 말했다.성 사무총장은 이어 "융합시장에서의 경쟁은 단순한 신규시장 개척이 아니라 기존 사업자의 존폐를 결정할 수 있는 생존의 문제로 대두된다"며 "다양한 의견 수렴 절차를 통해 균형과 조화 속에 규제철학이 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현재 방송시장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인식하는 것이 공정경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서비스와 콘텐츠의 차별화 해 저가 시장에서 탈피하고, 수신료 기반의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강원대학교 정윤식 교수는 무엇보다 콘텐츠의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정윤식 교수는 "일본 NHK 위성방송이 야구 선수인 오노의 메이저리그 경기를 중계하고, 과거 경인방송이 박찬호 선수의 메이저리그 경기를 중계했던 것처럼 다른 미디어와 차별되는 킬러 콘텐츠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정 교수는 "IPTV의 등장으로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IPTV만의 차별화 전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을 중저가 시장이라고 한다면 IPTV는 고급 명품 채널를 만드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반대로 방송사업자의 통신시장 진출과 관련, 케이블TV 사업자가 MVNO에 진입해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이 활성화되고 이동통신요금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단 지배적통신사업자의 자발적인 양보조치 및 요금 인하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서병조 융합정책관은 "콘텐츠 활성화를 통해 유료방송시장에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공정경쟁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소유·겸영 규제개선으로 방송통신융합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방송광고 규제를 개선해 방통융합산업의 활성화를 도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콘텐츠 산업의 종합 진흥책을 마련해 콘텐츠 활성화는 물론 유료방송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얘기. 서 정책관은 "기존 경쟁상황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현재의 방통융합환경에 부합하는 새로운 경쟁상황평가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