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도 토종 오픈소스 가능한가?…큐브리드의 대담한 도전

일반입력 :2008/11/27 17:15

황치규 기자 기자

국산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큐브리드가 한국산 오픈소스SW 프로젝트로 전환됐다. 시스템SW 분야에서 대중성을 갖춘 토종 오픈소스SW의 등장으로 이어질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의 경우 시스템SW 분야는 오픈소스 불모지로 통한다. 내놓을만한 프로젝트가 거의 없을 뿐더러 개발자들의 참여 또한 약한 편이다.그러나 큐브리드는 NHN에 피인수되면서 브랜드 파워와 마케팅 능력을 대폭 끌어올린 상황. 이에 국내 DBMS 시장 제패까지는 아니더라도 인터넷 서비스에 최적화된 DBMS란 타이틀만은 틀어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GPL과 프리BSD 라이선스 결합, 마이SQL과 차별화 큐브리드는 26일 저녁 분당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픈소스SW 프로젝트로 전환된 신형DBMS '큐브리드2008'의 라이선스 정책과 향후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정병주 큐브리드 대표는 "오픈소스SW로의 전환과 함께 개발자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사용자측을 확대한 뒤 서비스 사업을 통해 매출을 늘려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 대표는 큐브리드를 인터넷 서비스에 최적화된 DB로 확실하게 포지셔닝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상대로 전방위 확산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일단은 선택과 집중으로 밀고 가겠다는 얘기였다.이에 따라 국내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마이SQL(MySQL)과 큐브리드간 경쟁이 주목된다.이를 위해 큐브리드는 라이선스 정책에서 마이SQL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큐브리드 라이선스로 GPLv2(General Public License)와 프리BSD를 선택한 것. 서버 엔진은 GPLv2, 인터페이스는 BSD가 적용됐다.인터페이스에 BSD 라이선스를 적용함에 따라 개발자나 기업들은 큐브리드 기반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더라도 소스코드를 다시 공개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서버 엔진을 수정할 경우 GPL 기준에 따라 이를 다시 커뮤니티에 공개해야 한다.큐브리드가 이같은 라이선스 정책을 들고 나온 것은 사용자 확산과 제품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한 것이다.NHA에서 큐브리드 개발을 총괄하는 진은숙 랩장은 "서버의 경우 누가 고치면 그 효과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GPLv2를 적용한 것은 외부 개발자들의 참여를 통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인터페이스쪽에 BSD를 적용한 것은 큐브리드DB위에 올라가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는 규제를 가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개발자들이 소스코드 공개 부담없이 큐브리드DB를 쓸 수 있도록 한큼, 사용자층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게 회사측 설명이다.큐브리드의 이같은 라이선스 정책은 마이SQL과는 차이가 있다. 마이SQL은 유료로 판매되는 상업용 버전과 무료로 쓸 수 있는 커뮤니티 버전에 적용되는 라이선스가 서로 다르다. 커뮤니티 버전은 자유소프트웨어재단(FSF)이 만든 GPL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GPL이 요구하는 지침을 따라야 한다.이에 따라 마이SQL 커뮤니티 버전을 내장해 상업용 SW를 개발한 뒤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고 외부에 배포하는 것은 현행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된다. GPL 기반 소스코드를 섞어서 만든 애플리케이션도 소스코드를 공개하도록한 GPL 규정 탓이다. GPL을 따르지 않으려면 상업용 버전 라이선스를 마이SQL공급 업체인 썬마이크로시스템즈로부터 유료로 구입해야 한다.큐브리드는 커뮤니티 운영에서도 마이SQL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진은숙 랩장은 "마이SQL은 오픈소스SW이지만 허가를 받아야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면서 "큐브리드는 개인 개발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고 말했다. NHN 서비스에 큐브리드 적용 확 늘린다 큐브리드는 인터넷에 최적화된 DBMS를 슬로건으로 던진 만큼, 모기업인 NHN에 큐브리드 적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현재 NHN이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마이SQL이 주로 탑재돼 있다. 결제나 회원관리 등 민감한 분야에는 오라클DB가, 커뮤니티 및 퍼블리싱 게임에는 MS SQL서버가 적용돼 있다. 나머지는 '마이SQL'이 대부분이다. 큐브리드는 NHN이 제공하는 40~50개 서비스에 적용된 것으로 파악된다.NHN은 앞으로 마이SQL 비중을 줄이면서 큐브리드는 늘려나간다는 입장. 진은숙 랩장은 "잘 돌아가고 있는 마이SQL을 지금 큐브리드로 바꾼다는 것은 불필요한 비용 지출인 만큼, 대규모 사이트 개편이 있을때 큐브리드를 순차적으로 적용하겠다"면서 "2010년까지 마이SQL의 50%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오라클이나 MS DB도 꼭 써야할 이유가 없다면 큐브리드를 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