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패드 "새 모바일 단말기 장르를 개척한다"

일반입력 :2008/11/20 12:01    수정: 2009/01/04 16:23

류준영 기자 기자

‘사각~사각~’

동영상→음악→민트서점 매뉴얼을 전환할 때마다 귓전에 가볍게 울리는 경쾌한 터치 효과음.

전원을 켤 때 책을 펼치는 듯한 그래픽 효과가 묘한 감수성을 자극한다.

아날로그적 감성이 제품 전체로 흘러내리듯, 딱딱하고 차가운 디지털 디바이스의 첫 인상은 소프트웨어(SW)의 구동과 율동에 맞춰 금새 녹았다.

민트패스(대표 양덕준)가 내놓은 신개념 모바일 무선단말기 ‘민트패드’는 아이리버 신화의 주인공인 양덕준 대표가 공들여 만든 모바일 네트워크 단말기다.

제품을 유심히 보면 일전에 소개됐던 뉴미디어라이프의 타비(TAVI)030의 제품 컨셉과 많이 닮았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의 사이즈에 휴대용이란 타이틀까지 동시에 내걸었던 ‘움직이는 IPTV’ 타비030은 와이파이(Wi-Fi) 무선인터넷은 물론 유선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내려 받을 수 있고, 공중파TV 방송프로그램부터 애니메이션, 영화, 학습용TV까지 콘텐츠가 두루 제공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게다가 제품을 거치해서 볼 수 있는 크래들 액세서리를 비롯해 폴더 형태로 제품컨셉은 여성소비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다만 ‘단팥’이란 사이트를 통해 내려 받는 IPTV 콘텐츠가 사용기간 별로 구매 비용이 유료로 책정됐으며, 보통 파일 하나가 900메가바이트(MB) 정도로 다운로드 시간이 적잖이 소요된 점이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제약으로 작용했다.

이와 맥락을 같이 한 민트패드는 유저인터페이스(UI)와 휴대성, 콘텐츠 확보 측면에서 타비030과는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십자버튼과 터치를 동시에 수용했던 타비030과 달리 민트패드는 터치와 진동을 UI의 기본으로 삼았다. 제품을 가볍게 흔들면 이전에 저장됐던 메모 콘텐츠를 볼 수 있고, 모든 기능이 터치로 얼마든지 제어 가능하다.

아울러 제품의 사이즈도 3인치 스크린에 맞춰 마치 코원 MP4P 히트모델인 ‘D2’와 흡사하다.

콘텐츠는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UCC 개념의 블로그 콘텐츠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핵심공략법이다.

무엇보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인터넷 풀 브라우징을 실행하는 기능을 첨부해 모바일 디바이스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크게 살만하다. 일대 일 통신이 가능해 동일한 단말기간의 메모대화(채팅)가 가능하다는 점도 이채롭다.

자체 블로그 솔루션을 제공해 실시간으로 사진과 메모, 댓글을 입력할 수 있지만 이전에 운영하던 블로그 사이트와 연동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업로드한 콘텐츠는 민트패스 내 블로그에 나타난다)

별도의 인스톨 프로그램 없이 `사파이어'라는 웹 기반 플랫폼을 통해 PC와 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다만 PC의 설정에 따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데, 가령 ‘숨겨진 파일 보기’에 표시가 돼 있을 경우에만 나타나므로 즉석에서 프로그램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엔 PC의 설정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또 민트패스 내엔 온라인 서점인 민트서점과 멀티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제품의 핵심역량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최상위 포인트다.

민트서점엔 '브랜드별 기타의 종류', '저급 유머 모음', '양파 이모티콘', '전국지하철노선도'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이 제품의 백미 중 하나.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의 파급이 모바일 단말기에서도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금은 초입 단계라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확보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향후 더 많은 콘텐츠가 생성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하드웨어 판매율과 비례하므로 당장 기대하긴 힘들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민트패스는 더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 통신사 및 콘텐츠 업체와 협력을 추진 중에 있다.

멀티미디어 기기의 기본기인 디지털 음악과 동영상, 이미지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음악에선 5가지 재생모드를 지원하고, 탐색속도는 2, 4, 8, 16, 32X 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으며, 점점 크게, 점점 작게 등을 설정할 수 있다.

또 EQ는 민트사운드, FLAT, 클래식, 힙합, 재즈, 메탈, R&B, 전자사운드 등을 설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MP3 플레이어 옙에서 지원되는 DNSE 2.0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사용자들이 가장 즐겨 듣는 ‘콘서트홀’과 같은 모드가 빠져 김 샌다.

PC와 연결되면 자동으로 충전되며, 음악은 30시간, 동영상은 5시간 가량 재생할 수 있다. 기본 소양은 갖춘 셈이다.

동영상은 AMOLED 기반의 MP4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화질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뮤직비디오를 재생해 봤는데 영상의 품질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써 지상파DMB를 지원하지 않는 점은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다.

4기가바이트(GB)가 19만원대로 책정됐다. 이 제품의 타켓이 10대부터 30대까지 인터넷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그룹이란 점을 고려할 때, 기꺼이 구매하겠다는 쪽과 더 두고 보겠다는 분류로 명확하게 나뉠 것이다. 문제는 이 제품을 가지고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는가에 관한 명확한 가이드이다.

이 제품의 '롱런' 여부는 앞으로 불어날 콘텐츠와 사용자 환경 개선에 달려있다. 가능하다면 KT 네스팟 연동 등 다양한 방법의 연결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 이 제품을 놀랄 정도로 의도하지 못한 영역에서 사용하는 이용자를 위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따른 '붐' 만들기를 기대해 봄도 좋은 판촉전략일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제품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용자들을 위한 다양한 액세서리 출시도 검토해 볼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