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석 대표 “호스팅 기업, 공부해야 뜬다”

일반입력 :2008/11/02 20:57

김태정 기자 기자

“인터넷 호스팅 시장은 어느 분야 보다 소비자 심리가 요동치는 곳입니다. 그만큼 공부의 필요성이 높다는 뜻이죠”

‘카페24’란 브랜드로 유명한 호스팅 전문기업 심플렉스인터넷. 이 기업을 창업해 9년째 이끌고 있는 이재석 대표는 올해를 해외사업 원년으로 잡았다.

이미 필리핀과 중국에 심플렉스인터넷 법인을 설립, 본격적인 시장개척에 들어선 이재석 대표에게 국내 인터넷 업계 관심이 모이는 것이 사실. 국내 호스팅 시장이 포화됨에 따라 해외서 수익을 모색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한 가운데 나온 행보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언어나 문화 이해도가 중요한 호스팅 사업에서 현지 업체와 경쟁은 힘들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하지만 이재석 대표는 상당한 자신감,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도 제시한다.

지난달 27일 이재석 대표를 만났다. 역시나 이 대표는 해외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자세히 설명했다.

■ 필리핀·중국이 해외 진출 교두보

이재석 대표는 우선 필리핀과 중국에서 해외 호스팅 사업의 기초를 배우고, 차츰 미국이나 유럽 시장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필리핀과 중국을 해외사업 교두보로 잡았을까. 다른 기업들처럼 저렴한 인건비나 시장 발전 가능성만 봤다는 대답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 대표는 필리핀과 중국을 ‘공부하기 좋은 곳’으로 지목했다.

필리핀의 경우 국민 대부분이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여기서 호스팅이 잘 되는 도메인 공부를 해 두면 미국 진출에 용이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물론, 인건비가 저렴해 서비스 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이점도 함께 가져갈 것이지만 비중은 ‘영어권 도메인 공부’에 두고 있다.

중국도 비슷하다. 현재는 막 법인만 들어선 상황이지만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도메인을 익혀, 광활한 현지 시장서 강자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이재석 대표는 “중국에서는 한자 중 뜻글자로 된 도메인이 선호 받는 것을 비롯해 여러 문화적 특성을 이해한 비즈니스가 필요하다”며 “능력 있는 현지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다”고 밝혔다.

■ 신선한 아이디어가 정체 극복 비법

이 대목에서 한 가지 또 물음표가 생긴다. 앞으로 심플렉스인터넷은 해외사업에만 치중한다는 것일까. 사실이라고 해도 이미 정체된 국내 시장 상황을 볼 때 이해하지 못할 행보는 아니다.

이재석 대표 역시 국내 시장의 정체 문제에 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빨리 성장한 만큼 성장 폭 둔화로 인한 후폭풍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재도약 기회도 아직 남아있음을 강조한다. 해외개척은 물론 가야할 길이지만 국내 시장 약진도 포기하기는 이르다는 뜻을 보였다.

이재석 대표는 “일각에서는 더 이상 만들어낼 서비스가 없다고 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신선한 아이디어 개발’이라는 벤처 정신을 다시 곱씹어 봐야 할 때이다”고 설명했다.

■ 멀티 호스팅 등 서비스 호평

실제 이 대표는 올해 야심차게 아이디어 모델을 내놓으며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일명 ‘멀티 호스팅’이라 불리는 이 모델은 서버, 개발언어, 데이터베이스 등 다양한 환경을 통합해 제공하는 내용이다. 곧, 사용자 입장에서는 웹 사이트 환경을 자신이 직접 골라 설정할 수 있기에 용도나 목적에 맞는 프로그래밍 응용이 쉬워진 것이다.

이밖에도 이재석 대표는 쇼핑몰 사업자들의 발목을 잡는 게시판 스팸을 필터링하는 서비스나 실시간 접속자 분석 툴 등을 개발해 호응을 얻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올해 3분기까지의 사업 결과에 대해 이 대표는 “나름 합격점”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지난해 122억원이었던 매출액도 올해는 200억원을 넘길 것이 예상되는 등 외형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이재석 대표는 소비자 심리 파악을 위한 정보력 강화에 더 매진할 계획이다. 소비자를 알아야 시장에서 통할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한국과 해외서 모두 뛰어난 정보력과 진단을 바탕으로 시장이 원하는 서비스들을 내놓을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