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의 차세대 먹거리는 ‘금융업?’

일반입력 :2008/06/09 18:05

김효정 기자 기자

최근 들어 통신사업자들이 금융서비스에 관심을 쏟으며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M커머스, T커머스 등 컨버전스 추세에 따라 통신-금융 전자상거래 시장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USIM 기반 WCDMA 휴대폰과 IPTV 등의 매개체를 통해 통신사들이 금융서비스 주체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내 IPTV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KT는 9일 신한카드와 함께 IPTV 기반의 T커머스(인터넷TV를 통한 전자상거래) 결제인증 카드인 ‘메가TV A1카드’를 출시했다. 기존 T커머스에서 결제시 카드정보를 리모콘으로 입력했지만, 이번 출시된 카드는 직접 리더기에 꽂아 결제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강화됐다.

이같은 IPTV뿐 아니라 이동통신사들도 3G 시장에서 USIM뱅킹 서비스를 개시하며 금융서비스를 확대해 가고 있다. 특히 USIM(범용가입자인증모듈)의 경우, 휴대폰에 탑재함으로써 은행업무 외에도 증권이나 카드, 심지어 교통카드 기능까지 할 수 있어 업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의 경우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와 제휴를 맺어 USIM뱅킹 및 신용카드 서비스를 시작했고, SK증권 및 동양종합금융증권과 증권업무를 제휴했다. KTF 역시 기업은행과 신한카드, 그리고 동양종합금융증권과 제휴한 상태다.

■SKT-KTF, USIM 기반 '新 모바일 서비스' 준비중

USIM칩에는 가입자 정보가 저장돼 가입자 관리와 인증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원래의 목적이다. 그러나 CPU와 메모리가 있는 스마트카드로 USIM을 봤을 때, 단순 가입자 인증만을 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때문에 SKT와 KTF는 대용량 USIM카드를 개발에 착수해, 새로운 서비스를 테스트하는 중이다. 현재 일반적인 USIM의 저장광간은 144KB이지만, 이통사들은 이미 256MB의 USIM카드 개발을 착수해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USIM에 SD 메모리를 장착함으로써 기가급 용량의 활용도 가능해, 휴대폰에서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활용이 가능하다. 용량이 대폭 늘어난 USIM 카드에 가상의 서버를 설치하고, 이동통신사의 SCWS(스마트카드웹서버)와 연동함으로써 자신이 필요한 서비스를 유무선 환경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미 국제무선인터넷표준화기구(OMA)에서 이와 관련된 국제표준이 발표됐지만, 현재 국내 이통사들은 관련 특허 출원을 앞두고 있어 USIM을 활용한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 공개는 하지 않고 있다. SKT의 한 관계자는 “경쟁관계 때문에 특허 출원 중인 기술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제품 출시 발표 전에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SKT카드사' 생기나?... 대답은 NO!

일각에서는 이통사들이 USIM 탑재를 통해, 금융서비스의 주체로 나서려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해당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가 USIM을 통해 가장 원하는 것은 금융서비스다. 현재는 이통사가 단순히 VAN사업자(중개업자) 역할을 대신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직접 금융계열사를 설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SKT의 경우, 지난 5월 OK캐시백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SK마케팅앤컴퍼니를 통해 단계적으로 금융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방형 SK마케팅앤컴퍼니 초대 사장이 밝힌 대로 ‘연간 1,000억원대 매출과 400억원대 영업이익’을 창출했던 OK캐시백의 ‘준 금융서비스’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SK텔레콤은 이러한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SKT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를 포함한 통신사들이 금융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컨버전스 추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지만 자체적으로 금융서비스 회사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규모도 안되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 이통사들은 USIM 기반의 금융서비스 확산을 위해 금융기관과의 제휴를 넓히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적 방향을 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