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폰 후작 '시크릿폰'도 역작

일반입력 :2008/05/14 08:55    수정: 2009/01/04 17:58

By Andrew Lim 정리=류준영 기자

LG의 모든 신화는 초콜릿폰과 함께 시작됐다. 5년 전만 해도 LG는 휴대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곳에서나 LG폰을 볼 수 있다. 2년여전 출시한 초콜릿폰이 그저 그런 휴대폰 업체였던 LG를 디자인 리더로 만들어준 것이다.

휴대폰 디자인 리더 자리를 계속 고수하려는 LG가 또 다른 블랙라벨 시리즈 휴대폰인 LG 시크릿 'KF750'을 선보였다.

시크릿폰은 첫눈에 마음에 쏙 들 정도로 매력적이기는 한데 디자인만큼 기능도 괜찮을지는 의문이다.

LG의 시크릿폰이 LG의 야심만큼이나 괜찮은 제품인지 하나씩 짚어보자.

디자인

카본파이버, 인조 가죽, 유리, 합금.. 자동차 내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들이다. 기발한 상상을 자주하는 LG가 이러한 소재를 휴대폰에 담았다.

신선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코웃음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엔 상당히 매력적이다.

휴대폰 안에 정말 뭐라도 들어있는 것처럼 적당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너무 가벼워서 깔고 앉으면 뭉개져버릴 것 같은 휴대폰이 대세를 이루는 요즘이라면 신선한 변화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시크릿폰은 디자인이 너무 슬림해 내부에 얼마나 많은 기능이 들어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슬라이더 방식이 콘텐츠를 편안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사이즈가 큰 스크린의 최고 하이라이트다. 전면이 완벽한 평면으로 디자인된 초콜릿폰과 달리 시크릿폰은 실버 컬러의 ‘OK’키가 돌출돼 있다.

시크릿폰의 전면 하단에서 기계적인 통화/종료 및 취소 키를 발견하고 나서는 우리 모두가 미칠 듯 기뻐했다.

기계적인 키가 없는 휴대폰을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그 키를 찾지 못했을 때의 좌절감을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LG의 다른 모델인 KF510처럼 터치폰의 경우 실수로 터치 키를 잘못 눌렀다가 모든 문자메시지가 삭제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버튼 배치는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LG 시크릿폰이 터치식을 버리고 이처럼 중요한 키를 기계적인 버튼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자 ‘야호’라고 함성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앞에서 언급한 키 위에 달린 실버 컬러의 OK 키를 둘러싸고 있는 4방향 내비게이션 패드는 실제로는 터치식이지만 정말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다.

키를 터치하면 곧바로 반응하고, 진동 피드백도 있는 등 작동도 괜찮다. 이상하게도 시크릿폰의 스크린도 터치식이지만 모든 기능이 아니라 일부 기능에 대해서만 터치가 적용된다. 이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터치 미디어’에 나와 있으며, 이번 리뷰에서는 뒷부분에서 다시 다루겠다.

기능

시크릿폰의 마케팅 초점은 카메라폰이 아니지만 시크릿폰에는 5메가픽셀 카메라가 달려 있다.

아쉽게도 제논 플래시가 없어 조명이 밝지 않으면 괜찮은 사진을 얻기가 어렵다. 그러나 햇볕이 있을 때는 꽤 재미있는 기능을 즐길 수 있고, 특히 동영상 녹화시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뷰티폰과 마찬가지로 최대 120fps까지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슬로우모션 비디오 녹화와 비디오 속도를 최대로 올릴 수 있다는 말이다.

시크릿폰의 슬로우 모션 비디오는 뷰티폰보다 약간 더 흐릿하다. 동영상 촬영 도중 또는 촬영 후 음악을 삽입해 뮤직비디오를 만들 수도 있다. 포스트 편집 툴을 이용하면 근사하지는 않지만 재미삼아 특수효과를 추가할 수도 있다.

다소 무게감 있는 디자인 외에도 시크릿폰은 실제로 매우 재미있는 휴대폰이다.

예를 들어 가속도계 기반의 게임 스위트는 우리를 종종 무아지경에 빠지게 만들었다. 손으로 한 번 툭 치면 다트를 던지거나 낚시를 하거나 매직 8볼을 진동시키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 가속도계는 사진뷰어 등 휴대폰의 다른 기능에 대해서도 스크린을 적용하기 때문에 사진을 언제나 바른 상태에서 보게 된다.

또다른 재미있는 기능은 ‘터치 미디어’ 메뉴를 작동시킬 때만 반응하는 기괴한 스타일의 터치스크린이다.

일단 액세스가 되면 사진과 문서를 볼 때, 라디오를 들을 때, 그리고 게임이나 음악을 즐길 때 스크린을 터치할 수 있다.

작동이 원활한 편이지만 뷰티폰처럼 스크린 전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상당히 아쉽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언급할 것이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도 변경이 가능한 모바일 및 지메일용 구글 맵스가 포함된 구글 패키지가 내장돼 있다는 점이다.

HSDPA(3.5G)를 통한 온라인 접속은 빠른 편이며, 오페라 미니 등 원하는 애플리케이션만 다운로드하면 아무런 문제 없이 브라우징을 수행할 수 있다. 유투브 동영상을 보는 것도 가능하지만 접속 상태에 따라 동영상 품질은 달라질 수 있다.

성능

일반적으로 사용할 경우 배터리 수명은 이틀 정도로 비슷한 사이즈의 다른 휴대폰보다 수명이 길다.

카메라, 인터넷 및 다른 기능을 자주 사용하면 배터리는 더 빨리 소진될 수도 있다. 3.5mm 헤드폰 어댑터가 달려 있어 기존에 사용하던 헤드폰 이용이 가능해 MP3 플레이어의 오디오 품질은 한결 나아졌다.

총평

시크릿폰만큼 디자인도 근사하고 완벽한 기능까지 갖춘 휴대폰만 있다면 인생은 즐거움 그 자체다.

스페셜 메뉴로 터치스크린 기능에만 액세스할 수 있다는 점만 빼면 시크릿폰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 몇 가지 재미있는 기능에 견고성까지 갖춘 만큼 휴대폰을 재차 업그레이드할 때까지는 시크릿폰의 달콤함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제품 사양

휴대폰

휴대폰 타입 트라이밴드

네트워크 GSM 900, GSM 1800, GSM 1900

접속 옵션 3G, EDGE, GPRS, HSDPA, WAP, 블루투스, USB

통화 기능 영상통화, 스피커폰

디자인

형태 슬라이더

크기(W x D x H) 102.8 x 50.8 x 11.8 mm

무게(배터리 포함) 116 g

기본 디스플레이 타입 TFT

제2 디스플레이 해상도 x 픽셀

일반 사항

LCD 디스플레이 크기 2.4인치 QVGA

컬러 LCD 여부 컬러

성능

배터리 타입 리튬이온

최대 통화시간 3.8시간

최대 통화대기시간 260시간

내부 메모리 100 MB

확장 슬롯 트랜스플래시/마이크로SD

기타 기능

MMS 여부 지원

예측가능 문자 인식 지원

멀티미디어

디지털카메라 내장

최대 카메라 해상도 5메가픽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