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XML 표준승인… 향후 전개는?

일반입력 :2008/04/02 17:23

김효정 기자 기자

전세계적으로 논쟁을 일으켰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문서 포맷 OOXML(오피스 오픈 XML)이 ISO 표준승인을 코앞에 두고 있다. MS는 표준승인이 확실시 됐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내보내면서 자축하는 분위기다. MS OOXML의 표준승인은 이미 예견됐었다. 유럽위원회(EC)의 압박에 의해 다른 회사 제품과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원칙을 발표하는 등 MS의 분위기가 이번 ISO 투표에서 좋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ISO의 기존 정식(P, Participating national body members) 멤버 중 노르웨이, 체코, 한국, 영국, 일본 등 5개국이 기존 반대 입장에서 찬성으로 돌아섰고, 정식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이번 투표 결과가 75%의 찬성표를 얻으며 표준승인이 될 것이라는 자료가 공개됐다. 그러나 반대측은 이번 결과에 대해서 몇 가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MS의 로비설에 대해서는 해외 언론에서도 문제를 삼고 있다. 지난해 1차 투표에서 지적됐던 다음과 같은 로비사례도 있다. ISO에 참여한 각 국가의 표준 관련 기관은 자국의 학계와 업계를 회원으로 참여시켜 찬반여부를 결정하게 돼있다. 그런데 스웨덴 등 일부 국가에서는 MS가 제휴사에 마케팅비와 표준 기관 입회비까지 지원하며 의사 결정 기관에 가입시키고 자국 내 의견을 찬성 쪽으로 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또한 투표를 불과 한두 달 앞두고 ISO의 P멤버로 승격을 요청한 국가가 많았고, 이들 대부분이 찬성표를 행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26개국의 새로운 P멤버 중 21개국이 찬성표를 던졌고, 기권을 제외한 단 1표 만이 반대였다. 오픈소스 진영을 포함해 표준 자체에 집중하고 있는 대다수 사람들이 이번 ISO의 승인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특히 노르웨이의 경우, 투표 전까지 압도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하다가 돌연 찬성으로 돌아선 이유는 노르웨이 측 담당자조차 모르겠다고 한다. 노르웨이 표준화 단체인 ‘Standards Norge’ 관계자는 투표 실시 방법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이 한 표가 반대로 전환됐다고 해도 66.7% 이상이면 승인됐을 결과를 뒤집지는 못한다. 美IBM의 한 임원은 OOXML에 대해 ODF 표준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기술적으로도 불완전하고, ‘오픈성’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오픈소스 진영의 프리 소프트웨어 파운데이션 역시 투표 몇 일전에 OOXML에 관한 MS 측의 법적 보호 조치는 신뢰할 수 없다는 분석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진영의 주장은 위 내용과 같다. OOXML 승인 반대를 위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왔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윤석찬 팀장은 “미국시간으로 4월 1일 만우절에 발표된 내용이라 거짓말인 줄 알았다”며 “짧은 시간 내에 OOXML에 제기된 수많은 문제를 수정하기 불가능한데, 이를 찬성한 것은 단지 고치겠다는 ‘약속’만 믿고 표를 던진 것 아닌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실제 각국 표준화 단체에서는 OOXML의 표준 승인을 위해 2천3백여 개의 수정사항을 요청했고, 중복되는 것을 제외해도 1천여 가지의 수정사항이 있었다. 한국도 23개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반대해 왔었다. 또한 MS가 6천 페이지에 달하는 OOXML 자료를 짧은 시간 내에 검토해줄 것을 ISO에 요구한 것도 심사가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한다. 이러한 갈등은 오픈소스 진영과 MS 진영 간의 좁힐 수 없는 시각 차에서 기인한다. 오픈소스 진영은 같은 목적으로 다른 표준이 존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MS 진영은 목적에 따라 다양한 표준이 있어도 괜찮다는 입장이다. Cnet News.com에 의하면, 오픈소스 진영의 문서 포맷인 ODF 지지자인 앤드류 업디그로브는 1일(미국시간), ISO 승인 절차에 대해 철저한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경우처럼 중요하고 상업적인 전략이 관련된 표준을 취급할 때는 그 절차에 분명 개혁이 필요하다.” 윤석찬 팀장은 “표준이 됐다고 해서 ISO가 이를 국가별로 강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MS의 문서를 많이 쓰고 있다는 ‘산업적 논리’ 때문에 표준승인이 된 것이라면, 경쟁자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OOXML의 투명성이 미 확보된 상태라는 점에서 불완전한 표준이다. 공공기관에서는 ODF와 OOXML를 복수 지원하거나,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