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되는 한국 정통부「그 이후」

일반입력 :2008/01/21 15:12

Sasaki Tomomi

2007년 12월 중순,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조직되어 다음 달에 출범하는 새로운 정부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그 준비 중 하나가 정부 관련 조직의 통폐합이다. 이것은 시대 흐름에 맞게 조직을 통한 효율적인 업무 실시를 목적으로 하며, 현재 18부처를 13부처로 축소하는 등 정부의 슬림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그리고 통폐합 대상에는 지금까지 한국의 정보통신 분야를 담당해 온 ‘정보통신부’도 있다.인수위가 지난 16일 발표한 바에 의하면, 우선 정통부는 일부 기능이 ‘지식경제부’에 이관된다. 지식경제부는 정통부의 IT산업 정책, 산업자원부의 산업 및 에너지 정책, 과학기술부의 산업기술 R&D 정책 등이 통합된 기능을 갖게 된다.또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를 신설했다. 현재 방송에 관한 법률이나 규제 등을 관리하고 있는 방송위원회에 의한 방송 정책이나 규제 및 정통부에 의한 통신 서비스 정책 및 규제 기능을 통합한 것이다. 다음으로 전자정부 정책이나 정보보호 기능은 ‘행정안전부’에 이관하게 됐다. 이 부서는 현재의 중앙인사위원회나 행정자치부 등이 통합된 조직으로, 인사 정책이나 지방 행정, 안전 정책 등을 담당한다. 다만 정보보호산업에 관한 정책은 지식경제부가 담당한다.디지털 콘텐츠 정책은 문화부로 이행된다. 문화부는 디지털 콘텐츠에 관한 정책 업무를 실시하고 있는 문화관광부의 기능과 합쳐진 조직이다. 이러한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그 중에서도 방송통신융합위원회가 신설되는 것에 관련해 ‘IPTV 사업의 큰 발전을 전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통부가 쌓아올린 실적이나 앞으로도 IT는 국가 전략으로서 필수적이라는 견해에서 반대하는 소리도 많다.정통부는 1884년에 우체국에서 출발해 1994년부터 현재 체제가 됐다. 지금까지 한국의 IT 발전 전략인 ‘IT839 정책’을 책정해, 이에 따른 기술개발을 진행시켜 브로드밴드 보급, 와이브로 개발과 상용 서비스, 국제 표준화 등을 비롯해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의 한국 IT를 만들어 온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정보통신 분야 자체가, 컴퓨터나 통신에 한정되지 않는 모든 분야와 융합하는 경향을 띠는 요즘에는 담당 영역도 확장돼 산업자원부와 마찰이 생기기도 했다.그 대표적인 예가 로봇이다. 한국에서는 앞으로의 로봇 시대에 대응하는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로봇 특별법)’을 2008년에 제정하는 것을 목표로 2007년부터 계속적인 대화를 해 왔다. 이 대화를 정리하는 것은 산업자원부지만, 여기서 정통부는 네트워크 로봇에 관한 규정 등을 포함한 안을 주장했다. 각각의 입장으로부터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타협에 이른 것이다. 실은 정통부가 통폐합 된다는 소문은, 공식 발표 전부터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당연히 정통부는 폐지를 반대했다. 정통부는 “오스트레일리아나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도 IT관련 정부 기능을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의 그 최초의 전형적인 사례”라거나 “최근에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명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그런데도 IT 관련 정부 조직을 통폐합하는 것은 시대 흐름과 정반대이며 몹시 당혹스럽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정통부가 진행하는 IT와 타분야와의 융합을 둘러싸고, 정보통신 관련 조직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한편 업무가 겹치는 부분이 있으므로 재편 필요성이 생겼다는 것은, 바로 그 사업을 진행해 온 정통부로서는 얄궂은 결과이다. 그러나 이미 결정의 철회는 어렵다. 새 체제를 통해 업무가 효율적으로 실행될지, 2월 이후를 지켜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