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처럼 등장한 가상화 소프트웨어 KVM

일반입력 :2007/03/02 12:32

Stephen Shankland

4개월 전만 해도 오픈소스 가상화 소프트웨어 KVM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은밀하게 활동을 시작한 신생 벤처 쿰라넷(Qumranet)이 지원하는 KVM 프로젝트가 가상화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단기간에 레드햇과 리눅스 창시자인 리누스 토발즈(Linus Torvalds) 등 강력한 동맹세력을 확보하는 등 기술적, 문화적 접근방식도 놀랍다.

KVM의 이같은 성공은 가상화 시장에서 중요한 방점을 찍으려는 KVM 프로젝트의 첫 단계에 불과하다. 그러나 KVM은 이를 통해 하나의 머신이 수많은 머신처럼 동작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을 강점으로 컴퓨팅 업계의 혁신을 주도하는 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 시점에서 또 다른 가상화 옵션이 필요한 것일까? 가상화 시장은 현재 EMC 자회사인 VM웨어가 좌지우지하고 있다. MS도 향후 1년 내 출시를 목표로 비리디언(Viridian)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그리고 수많은 오픈소스 연합은 이미 오픈소스 라이벌 젠(Xen)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KVM은 몇 가지 새로운 옵션과 경쟁력을 제공하면서 한편으로는 새로운 혼란도 야기하고 있다.

일루미네이터(Illuminata) 애널리스트 고든 하프(Gordon Haff)는 “KVM이 야기할 시장 혼란과 개발자 희석 때문에 조만간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리눅스와 오픈소스에 도움이 되는 것은 더 나은 기술적 옵션뿐”이라고 말했다.

「커널 기반 가상 머신(Kernel-based Virtual Machine)」을 의미하는 KVM은 물리적인 하나의 컴퓨터를 다중 가상 머신으로 분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새로운 리눅스 기반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동일한 가상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낮은 레벨의 소프트웨어 「하이퍼바이저(hypervisor)」를 사용하는 또 다른 접근방식에 맞서는 방식이다.

컴퓨팅 업계는 다양한 이유를 들어 가상화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비효율적인 서버 그룹을 더 적은 수의 머신으로 대체하고 소프트웨어를 무해한 파티션에서 테스트하며 궁극적으로 컴퓨터로 가득 찬 데이터 센터가 우선순위를 전환할 수 있도록 유연한 적용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등의 이유를 들면서.

노벨과 IBM 등 업계 거물 기업들은 현재로서는 KVM의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리눅스 업체 레드햇 CTO 브라이언 스티븐스(Brian Stevens)는 KVM의 가능성을 확신한다.

스티븐스는 “KVM이 지금의 젠과 같은 성숙성을 확보하려면 1년여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픈소스 프로그래밍 커뮤니티는 실제로 젠을 시작하던 때보다 KVM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쿰라넷은 세쿠아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과 노스웨스트 벤처 파트너스(Norwest Venture Partners)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나 CEO 베니 슈나이더(Benny Schnaider)는 쿰라넷의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알려진 것이 있다면 한 인터뷰에서 쿰라넷이 “KVM의 판매 혹은 지원을 통해 수익을 올릴 생각은 없다”고 밝힌 것뿐이다.

슈나이더에 따르면 KVM 프로젝트는 2006년 초부터 시작됐다. 모쉬 바(Moshe Bar)가 자신이 공동 설립한 젠 상용화 벤처인 젠소스(XenSource)를 떠난 시점이다. 현재 쿰라넷의 CTO를 맡고 있는 바에게 관련 코멘트를 요청했으나 거절했다.

쿰라넷은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에 R&D 조직을 두고 있다. 쿰란(Qumran)은 사해 문서(Dead Sea Scrolls)가 발견된 동굴 부근의 고대 유적을 말한다.

슈나이더에 따르면 쿰라넷 직원은 30여명 정도로 대부분 엔지니어다. 쿰라넷 리더 프로그래머인 아비 키비티(Avi Kivity)는 전체 직원들 중 10여명이 KVM 프로젝트에 매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키비티는 지난해 10월 9일 리눅스 커널 메일링 리스트를 게재하면서 KVM을 세상에 공개했다. 그의 패치는 리눅스를 업데이트한 것이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소프트웨어가 인텔과 AMD의 최신 프로세서에 탑재된 하드웨어 가상화 기능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하드웨어에서 MS 윈도우 등 다른 OS가 리눅스 호스트 파운데이션에서 동작하는 「게스트(guests)」가 될 수 있다.

KVM의 접근 방식은 젠과는 다르다. 젠의 경우 경량급 「하이퍼바이저」 파운데이션과 일반적으로 리눅스를 말하는 특권이 부여된 OS의 결합을 통해 하드웨어에 대한 액세스를 통제한다.

KVM의 방식은 개념적으로는 VM웨어가 이용하는 두 가지 접근 방식 중 무료 VM웨어 서버와 플레이어 제품에 사용되는 「호스티드」 모델과 가깝다. 이 모델에서 게스트 가상 머신은 OS 복사본 최상층부에서 동작한다.

하이엔드 ESX 서버 제품에 이용되는 VM웨어의 두 번째 접근방식은 완벽한 기능을 모두 갖춘 중량급 하이퍼바이저가 기본 하드웨어에 대한 액세스를 통제한다.

리눅스에 대한 젠 추가와 달리 KVM 패치는 토발즈와 대표자 그룹이 유지하고 있는 주류 커널로 즉각 삽입된다.

키비티는 인터뷰에서 “리눅스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했다. 나는 오랫동안 리눅스 커널 메일링 리스트상의 러커(남의 글을 읽기만 하고 자기 의견은 제시하지 않는 사람)로 활동했기 때문에 커널 유지자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것을 얻기 위해 노력했으며, 잘못된 결과가 나오면 신속하게 수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어가 아니라 소스 코드로 KVM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커널 유지자들은 메시지의 첫 단어가 「PATCH」일 경우에만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난해 12월 첫 KVM을 채택한 토발즈는 KVM의 감입과 복잡성 부족으로 인해 수용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토발즈는 “KVM의 통합이 쉬운 한 가지 이유는 커널의 관점에서 볼 때 꽤 직접적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KVM 프로그래머들은 젠 프로그래머들보다 다루기가 쉽다며, “그들이 훨씬 덜 정치적이고, 일반적인 정책 이슈도 매우 적다”고 덧붙였다.

사회적인 요인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젠이 수많은 컴퓨팅 운영을 독립적인 하이퍼바이저로 전환하는데 비해 KVM은 리눅스 커널을 우주의 중심에 정면으로 놓는다. 따라서 커널 엔지니어들은 KVM에 더 매료될 수밖에 없다.

레드햇의 스티븐스는 사회적 역동성은 기술적인 세밀함 측면에서 보면 부차적인 문제로 보일 수도 있지만 오픈소스 프로그래밍 세계에서는 두 가지가 아주 가깝게 연계돼 있다고 말한다.

그는 “나는 이 둘을 분리하지 않는다. 기술은 커뮤니티가 그 기술과 관련된 것들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식으로 수행돼야 한다. KVM은 깔끔하고 간단하며 이해하기 쉬운 기술적 접근 방식을 선택했고 KVM에 대한 프로그래밍 관심이 증가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KVM 성능 향상에 관여하고 있는 톱 레드햇 프로그래머 인고 몰나(Ingo Molnar)도 KVM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스티븐스는 리눅스 커널과의 빈틈없는 통합의 중요성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KVM은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좀더 자연스런 방식이다. 우리는 최신 커널과 젠과의 통합이라는 짐을 계속 지고 갈 것이다. 이는 엄청난 비용이 요구되는 일이다. 개발자들이 작업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하고, 시간도 몇 주가 소요된다. 개발자들은 언제나 최신 커널의 뒤를 쫓아가기 바쁘다.

개발자들의 관심이 KVM으로 쏠리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KVM에서는 최신 커널을 쫓아갈 필요가 없다. 리눅스와 관련돼 확인되지 않은 것들은 모두 튕겨져 나가거나 곧바로 수정된다”고 말했다.

쿰라넷에 커널 통합은 수많은 작업이 이미 완료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슈나이더는 “KVM은 리눅스 커널의 일부로서 스케쥴러와 메모리 매니저 등 기존 커널 컴포넌트를 사용하며, 전체적인 프로그래밍 리소스를 절감한다. 따라서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위해 복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젠 프로그래머들은 원래는 자신들의 소프트웨어를 리눅스 커널에 통합할 계획이었으나 파라버트-옵스(paravirt-ops)라는 하이퍼바이저 인터페이스를 추가하면서 원래 계획을 철회했다. 파라버트-옵스를 이용하면 리눅스가 VM웨어 등 다른 하이퍼바이저를 처리할 수 있다.

젠소스 CTO 사이먼 크로스비(Simon Crosby)는 “젠은 커널 컴포넌트가 아니므로 커널로 흡수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젠과 커널간 인터페이스인 파라버트-옵스는 커널로 들어가고 있다”며, 최초의 컴포넌트는 앞으로 소개될 2.6.21 커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KVM의 오픈소스적 성공 최대 수혜자, VM웨어 될 수도

크로스비에게 KVM은 괜찮은 아이디어(젠은 테스트 모드를 갖고 있지 않다)지만 나중에 등장한 것이다.

VM웨어는 호스티드 모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진정한 하이퍼바이저로 이동하고 있다. 크로스비는 이러한 상황이 프로그래머들이 선호하는 진화의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가상 머신은 안전한 파티션에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고자 하는 개발자들에게 편리한 수단이지만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하는 하이퍼바이저는 보안 이점을 갖고 있고, 더 나은 다중 가상 머신에 대한 수요를 왜곡한다.

VM웨어도 이러한 진화 방향에 대해 비슷한 믿음을 갖고 있다. VM웨어의 하이엔드 하이퍼바이저 기반 ESX 서버는 가상 머신에서 동작하는 서버 그룹을 모니터해 사전 설정된 규칙에 따라 한 작업을 다른 작업으로 전환하는 VM웨어 가상 인프라스트럭처 소프트웨어의 파운데이션이다.

VM웨어 제품 및 솔루션 마케팅 부사장 라그후 라그후램(Raghu Raghuram)은 “호스티드 아키텍처는 잘 작동하지만 우리가 가상 인프라스트럭처라고 칭하는 것은 제공하지 않는다. 가상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받으려면 독립된 하이퍼바이저 레이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KVM은 실행가능하면서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MS가 선보일 가상화 기술인 비리디언은 MS의 기존 기술인 버추얼 서버(Virtual Server)와 달리 하이퍼바이저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 비리디언 기술은 올해 말 출시 예정인 OS 업데이트 윈도우 「롱혼」 서버 2008 서비스팩에 포함될 예정이다. MS는 가상화 시장에서는 경쟁업체인 VM웨어와 젠에 뒤져 있는 상태다.

이러한 경쟁 하에서 MS는 비리디언이 젠에 채용되고 있는 리눅스 버전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젠소스와 협력하고 있다.

크로스비는 젠이 KVM보다 더 성숙한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VM웨어와 경쟁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거대한 지원 작업”이라는 것이 이유다. 그는 KVM이 3년 전의 젠 상태보다 더 성숙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벨 수세 리눅스 제품 관리 부사장 홀거 다이로프(Holger Dyroff)는 KVM이 성숙되려면 1~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자신이 보고 싶은 기능은 64비트 가상 머신과 멀티프로세서 혹은 멀티코어 가상 머신에 대한 지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쿰라넷의 키비티는 마이크로프로세서 게스트 지원, 동작 중인 가상 머신을 하나의 물리적 서버에서 다른 서버로 이전해주는 라이브 통합 등 현재 개발 중인 기술 향상 리스트를 갖고 있다. 그는 “며칠 내에 라이브 통합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복잡한 문제는 KVM으로 인해 젠에 대한 관심이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젠은 지난해 7월 출시된 노벨 수세 리눅스 엔터프라이즈 서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됐으며, 내달 선보일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5에도 탑재돼 있다.

젠과 VM웨어간 수요를 중재하는 고위 리눅스 커널 개발자로 엘게스트(lguest)라는 하이퍼바이저를 작성한 러스티 러셀(Rusty Russell)은 KVM을 부족한 개발 리소스에 대한 새로운 경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는 “KVM 작업을 하는 주요 개발자들은 젠 개발자들과는 다르다. KVM은 인고 몰나르처럼 전에는 관심을 갖지 않던 가상화에 새롭게 흥미를 느끼는 전설적인 커널 개발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는 모두가 점점 커지고 있는 파이의 더 큰 조각을 얻으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품의 개발, 지원, 인증에는 새로운 제약이 따른다. 다이로프는 노벨도 KVM에 관심은 있지만 2개 이상의 가상화 기술을 지원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 중 하나는 젠의 경우처럼 서브 OS 레이어에 위치하고, 또 다른 기술이 오픈VZ처럼 하나의 OS로 구분될 것이다.

레드햇은 KVM에 우호적이기는 하지만 스티븐스도 젠과 경쟁 기술에 대한 리소스 투자에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레드햇은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매니아용 페도라(Fedora) 7 리눅스를 젠 버전과 KVM 버전 두 가지로 분리하는 계획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레드햇은 페도라가 이제 KVM을 포함한 주류 리눅스 커널을 추적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젠은 KVM이 탑재되지 않은 초기 커널을 사용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복잡성은 현 시점에서는 결국 사유 라이벌인 VM웨어가 KVM의 오픈소스적 성공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프는 “VM웨어도 KVM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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