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결합된「입는 컴퓨터」내년께 상용화

일반입력 :2006/11/18 13:47

류준영 기자 기자

영화 ‘육백만불의 사나이’를 연상케 한 ‘근력증폭재킷’은 재킷 속에 로봇 장치를 넣어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수 있다. TV 브라운관의 첩보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야간 전투용 군복'과 '적외선 투시 안경'은 전쟁터에서 매복한 적의 위치와 타격 지점까지의 이동 경로 등을 알려준다.

정보기술(IT)가 로봇 기술들이 융합된 미래 웨이러블 PC(입는 컴퓨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006 차세대 컴퓨팅산업 전시회가’가 16일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에서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소개된 근력증폭재킷은 지난해 일본에서 선보여 관심을 끌었으며, 건물 붕괴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생존자를 구출할 수 있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전시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함께 소개된 ‘미래 첨단 전투복’은 작전본부에서 전송한 적의 규모, 위치, 타격 지점, 주변 지형 등에 관한 데이터를 신속 정확하게 전달해 준다.

휴대폰과 결합된 ‘웨이러블 컴퓨터’ 내년 기대

전시장에서 만난 KAIST 전기전자공학과 유회준 교수는 “현재 입는 컴퓨터는 휴대폰 회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향후 휴대폰과 결합한 제품을 내년쯤이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회준 교수는 “해외 유수의 대학들과 연국기관이 벌써 10년 전부터 입는 컴퓨터 연구를 진행했지만 한국은 시작한지 2~3년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휴대폰과 반도체 강국이라는 가능성을 통해서 다른 국가보다 훨씬 빨리 상품화를 시킬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 교수는 웨이러블 PC의 전망에 관한 질문에서 “해외 연구학회에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따로따로 연구하지만 한국은 한 연구원이 한꺼번에 다룰 정도로 개개인의 기술력은 뛰어나다.”라며 “향후 해외 연구개발의 수준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답했다.

유 교수는 이를 위해서 저전력 반도체 기술과 응용 소프트웨어 기술의 저변 확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TRI 유비쿼터스 첨단 기술 대거 선보여…’바이오 셔츠’ 상품화 단계

이번 전시회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부스는 단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였다. 이번 전시회에서 소개된 기술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심전도, 호흡, 체온, 활동량 등을 체크해 무선으로 데이터를 송신하는 바이오 셔츠(착용형 생체신호 모니터링 플랫폼)이다. 일상생활 중 생체 신호를 장시간 지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담당자는 “이미 기술 개발이 끝났고 여러 업체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관련 법규만 정비되면 내년 중에도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체에 장착된 정보 단말기의 데이터를 인체를 매질로 서로 전송하는 기술인 BAN(Body Area Network)도 관심을 받았다. 이는 향후 접촉 기반 인증 서비스, 광고 서비스, 건강 관리 서비스로 확대 활용될 전망이다.

학생들의 입는 컴퓨터 작품, 절반은 상용화 가능할 듯

이번 전시회에선 부대행사로 대학생들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녹여낸 ‘2006 유비쿼터스 패셔너블 컴퓨터 경진대회’ 본선 행사가 함께 열렸다.

본선 진출 작품을 살펴보면 삼성소프트웨어맴버쉽 팀이 만든 ‘소울메이트(Soul Mate)’는 플렉서블 센서를 이용해 관절이 굽어진 각도를 측정한다. 기존 모션캡쳐와는 다른 간단한 방법으로 사용자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것.

삼성소프트웨어맴버쉽 팀은 “운동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제작한 소울메이트는 강사에게 배운 올바른 자세를 저장한 후 혼자서 운동 할 때 재생해서 스스로 나쁜 자세를 수정하면서 운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숭실대학교 팀이 제안한 유비쿼터스 전자교복은 RFID 태그를 이용해 전자 출석과 선생님의 간단한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고 체온감지 센서를 통해 학생들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 이 팀은 이런 기능을 응용하면 회사원들의 전자 출퇴근 관리시스템과 병원의 환자 관리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경진대회를 마지막까지 지켜본 관람객들은 ‘인기상’감으로 충북대학교 ‘미녀는 매너를 좋아해’ 작품을 꼽았다.

상의의 앞 부분과 신발에 가스 센서를 장착해 실시간으로 의상 착용자의 몸에서 나는 악취 등을 체크해 HMD를 통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사용자는 옷에 부착된 제어버튼을 조작함으로써 악취 부위에 선택적 향수를 뿌려줄 수 있다. 또 음성증폭기가 옷깃에 내장돼 상의 앞 내피 안에 있는 필름스피커를 통해 출력돼 올바른 의사전달과 더불어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경진대회 운영위원회 측은 이 작품에 대해서 “대체의학으로 각광받고 있는 아로마 테라피 요법을 직접 옷에 장착해 실용화함으로써 경제적인 이득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대회의 공동위원장인 유회준 교수는 “본선에 진출한 작품의 50% 이상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참가한 학생들에게 후환점수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