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너스 리, ‘웹은 이제 현상 아닌 독립된 과학’

일반입력 :2006/11/07 09:43

Martin LaMonica

20여년의 역사를 맞고 있는 웹이 하나의 현상에서 독립된 과학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메사추세츠 기술 공대와 영국의 사우스엠튼 대학 대표들은 지난 2일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웹 도입에 관한 사회적, 기술적 구현을 연구하는 다분야 프로젝트인 WSRI(웹 과학 연구 구상)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두 대학은 박사과정 학생들을 후원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웹 과학의 대학원 커리큘럼 제정까지 맡게 될 연구센터 설립을 위해 기업에서 자금을 유치할 예정이다. WSRI는 이미 구글과 IBM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웹의 기본 소프트웨어 창시자이자 W3C 컨소시엄 표준 그룹 이사 팀 버너스리는 “웹은 기본적으로 사람들간의 교류다. 즉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이라고 전제하며, “웹은 우리가 창안했다. 따라서 웹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고 밝혔다.

MIT CSAIL(컴퓨터 과학 및 인공 지능 랩) 수석 과학자이기도 한 버너스리는 지난 2일 MIT에 결집한 다른 조직들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구체화했다.

대학들은 사회과학, 심리학, 생명과학 등 몇 가지 분야를 기술 발전과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프로젝트 조직자들은 웹의 사회적 측면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거대하기 때문에 웹이 컴퓨터 공학에서 벗어나 별개의 분야로 독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이베이는 수백만명의 사용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구글 역시 수백만명의 개인들이 검색 결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른 페이지로 링크되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수학적 알고리즘을 이용했다.

사우스엠튼 대학 컴퓨터 공학부 교수 웬디 홀은 “이러한 기술을 인간의 감각, 커뮤니티 감각, 그리고 비즈니스로 이끄는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내고 싶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회 과학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분석을, 생명과학 전문가들은 인체 혹은 웹과 같은 복잡한 시스템의 운영 방식을 웹 과학자들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CSAIL 원리 연구 과학자 다니엘 웨이츠너는 연구자들은 사람들간의 사회적 관계를 더 깊이있게 반영하는 시스템을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전화번호나 직업 등 회의 참가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온라인 스케줄에서 찾으려면 수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인지된 웹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이러한 작업을 훨씬 더 쉽게 처리할 수 있다.

웨이츠너는 “웹은 사회적 관계의 본성을 포착하지 못한다. 우리는 웹이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더 깊숙이 관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웹 스케일 데이터

프로젝트 지지자들은 개인이나 조직들이 온라인에 등록하는 정보가 많아지면서 새로운 기술적 정치적 문제가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버너스리는 이메일을 사례로 소개했다. 이메일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기 전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사용자수가 급증하면서 이메일 시스템을 악용하는 스패머들도 양산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버너스리는 이같은 문제점을 예방하기 위해 웹 과학자들이 바이러스 등 기술이 악용될 수 있는 분야뿐 아니라 개인 사용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동기에 대해서도 연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연구자들은 웹 기반 양방향성과 법적 관련성 등과 연관된 인간의 심리를 분석할 수도 있다.

WSRI는 프라이버시 관련 기존 법률을 참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데이터 사용에 관한 규칙과 정책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사례로는 정부의 정보를 재사용하기 위해 정보를 일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작할 것을 요구하는 EU 명령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사우스엠튼 대학 인공지능 교수로 브리티시 컴퓨터 소사이어티 대표로 선임된 니겔 새드볼트는 현재로서는 민감한 의료 정보 등 정보의 사용을 관리하는 정책으로 고려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새드볼트는 박사과정 학생들이 공유 데이터의 출처를 밝히고, 데이터가 특정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규칙을 구체화하는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조직자들은 W3C 표준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세만틱 웹을 도입할 때 연구자들의 수학적 모델 개발과 데이터 분석 시스템 개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버너스리는 세만틱 웹 표준은 현재 개발중으로 핵심적인 웹 코딩 포맷인 HTML보다 다소 느리기는 하지만 곧 제품화가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만틱 웹의 제품화가 HTML보다 느린 것은 체계가 더 복잡하고, 더욱 엄격한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조직자들은 웹 과학에 관한 연구 분야를 새롭게 창출한다고 해서 엔지니어링과 컴퓨터 공학 등 기존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연구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히려 웹과 다른 분야 요소들의 기술적, 사회적 본성을 조망하는 분야로서의 웹 공학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

웨이츠너는 “우리는 웹을 수많은 다양한 학문이라는 관점에서 과학적 연구의 대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이처럼 특별한 새로운 대상에 대한 학구적, 연구적 관심을 직접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