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난망 테트라 기술경쟁「양보 못해」

일반입력 :2005/05/24 09:45

최경섭 기자

국가 재난시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이하 국가 재난망) 시범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디지털TRS인 테트라(TETRA) 장비업체들의 본격적인 물밑 행보가 시작됐다.23일 소방방재청 및 테트라 장비업계에 따르면 국가 재난망 시범사업자 선정 작업이 6월초 테트라 장비에 대한 기술제안서(RFP) 제출을 시작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소방방재청은 지난 3월부터 8개 해외 테트라 장비업체들로부터 RFI(정보제안서)를 제출받아 이를 토대로 다음달 초에 국가재난망 시범사업자 선정을 위한 최종 기술규격을 제정, 공시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소방방재청의 최종 기술규격 제정을 앞두고 관련 장비업체들의 물밑 경쟁이 앞으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이번 시범사업은 국가 재난망 본사업에 앞서 테트라 시스템 및 단말기의 안정성 및 호환성을 미리 시범 운용해 보기 위한 것이다.따라서 이번 시범사업은 향후 2007년까지 총 3600억 원이 투자되는 국가 재난망 사업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이 수치는 최근 테트라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유럽 및 아시아권 국가를 망라해 가장 큰 규모여서 해외 테트라 장비업체들의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다.이에 따라 6월 본격적인 기술경쟁을 앞두고 모토로라와 후발 장비업체간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모토로라의 경우, 이미 서울 경찰청을 비롯해 전국 5개 광역 경찰청에 자사 테트라 시스템을 구축하며 국가재난망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정부에서는 향후 구축되는 국가재난망을 기존 경찰청 테트라 망과 연계한다는 방침이어서, 경찰청 테트라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는 모토로라가 국가재난망 시장에서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토로라는 국내 장비업체와의 테트라 단말기 생산 제휴건도 조만간 구체화 할 방침이어서, 국내 테트라 기술이전이나 국내 생산을 유도하고 있는 정부측의 기대에도 부응한다는 구상이다.반면, 탈레스, 로힐, 텔트로닉스 등 후발업체들은 모토로라의 시장 독과점 문제를 거론하며 연합 공세에 나서고 있다.이들 업체들은 최근 소방방재청에 공동 건의서를 내고 "국가재난망을 경찰청 테트라 기반으로 구축할 경우, 모토로라의 시장 독과점 현상이 고착화 될 것"이라며 "정부가 테트라 이기종 시스템간에 호환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자간 경쟁체제를 유도해 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