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차세대 DVD 규격 놓고「양분」

일반입력 :2004/12/02 09:07

김웅철 도쿄 특파원

차세대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 규격을 둘러싸고 소니 측과 도시바 진영이 치열한 규격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타임워너 등 영화 4개사가 도시바 진영의 규격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30일 보도했다.도시바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 타임워너(TW) 그룹, 뉴 라인 시네마, 유니버셜 픽처스, 파라마운트 픽처스 등 4개사가 도시바, NEC 진영이 개발한 ‘HD-DVD’ 규격을 지지하기로 했으며 내년 말부터 도시바 진영의 규격에 맞는 영화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미 타임워너 관계자는 “두 진영의 규격을 평가한 결과 기술과 비즈니스 두 측면에서 HD-DVD가 가장 높은 능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도시바 진영의 지지를 표명했다고 한다.미국 헐리우드 영화사 가운데 20세기 폭스, 소니 픽처스, MGM 등은 이미 소니, 마쓰시타전기, 삼성전자가 개발한 ‘블루레이 디스크’ 규격을 채택하기로 표명한 바 있어 헐리우드 영화업계가 차세대 DVD 규격을 둘러싸고 양분되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차세대 DVD 규격을 둘러싼 두 진영간 쟁탈전도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미 헐리우드 영화사들이 서로 다른 차세대 DVD규격을 채용하기로 함에 따라 사실상 규격 통일은 어려워졌고 결국 소비자들은 두 진영의 규격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번거로움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업계에서는 과거 비디 오시장에서 ‘베타’와 ‘VHS’ 방식이 통일하지 못해 시장이 양분되는 상황이 재현돼 차세대 DVD 보급에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차세대 DVD란 현재의 DVD보다 3배의 용량을 갖추고 있어 고화질의 하이비전 영상 2시간 분량을 기록할 수 있다. 하지만 소니-마쓰시타-삼성전자 진영의 ‘블루 레이 디스크’와, 도시바-NEC-산요전기의 ‘HD-DVD’로 규격이 양분돼 개발돼 왔다.도시바 진영의 규격을 지지한 타임워너 등 4개사는 미국 DVD 시장의 44.6%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일단 도시바 진영이 소니 측보다 한발 앞서가는 형국이다. 도시바는 “미국 영화사는 지금까지 두가지 규격을 채용하지 않았다”며 ‘규격 재패’ 의욕을 내비쳤다.소니-삼성전자 진영의 블루 레이 디스크 규격에 대 해 지지를 표명한 소니 픽처스 등 3개사의 점유율은 약 30%다.하지만 미 영화사의 규격 채택은 아직 유동적이라는 게 일본 언론들의 분석이다. 미 영화사들이 양분돼 있지만 공식적으로 표명을 삼가고 있고 현재 판단을 보류하고 있는 디즈니 등의 영화사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기존 영화업체들의 판단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