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택시 "카풀반대"...살풀이·장례식 퍼포먼스까지

야당 의원들 "카풀, 서민 외면하는 정책"

인터넷입력 :2018/12/20 18:12    수정: 2018/12/20 18:43

택시업계가 국회 정문 앞에서 3차 대규모 집회에 참여,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시행을 규탄하고 정부 및 일부 정치권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로 구성된 택시 4개 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택시 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경찰에 신고된 집회 인원은 3만 명이지만, 전날 택시 단체는 전국 택시 종사자 10만 명을 동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로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KB 국민은행 건물 앞 의사당대로 200m 가량을 가득 채웠다.

4개 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택시 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날 집회는 지난 10일 카풀에 반대하던 택시 기사 최 모씨가 국회 인근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택시 안에서 몸에 시너를 끼얹고 분신자살 한 지 열흘째 된 날로, 지난 1, 2차 집회 때보다 한층 격화된 모습이었다.

집회에 참석한 야당 국회의원들은 집회가 3차까지 왔으나 정부 여당이 택시 카풀 업체 간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고 대대적으로 발언을 이어가며, 택시 종사자들을 두고 세몰이를 했다. 지지 발언엔 더불어민주당에 전현희 택시 카풀 대책본부(TF)위원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임이자, 정용기, 윤상현, 김학용 의원, 민주평화당 정동영 당대표, 김경진 의원 등이 참여했다.

3차 택시 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

여당 택시 카풀 TF 위원장으로서 가장 먼저 발언대에 선 전현희 의원은 “택시 기사들의 절박한 마음을 잘 새겨 택시 산업의 발전과 생존권 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회 참석자들은 일제히 “전현희 물러나라”를 외치며 카풀에 대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 여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후 나경원 원내대표가 “저희 당에서는 이 대기업이 하는 카풀에 대해 이미 임이자 의원께서 절대 안된다, 택시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재인 정권의 정책을 그대로 둬서는 안된다고 밝혔다”며 “임이자 TF 단장과 함께,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여러분과 함께 머리를 맞대겠다”고 맞불을 놨다. 이에 택시 기사들은 환호하기도 했다.

3차 카풀 반대 집회에 참석한 택시 종사자들.

김학용 의원은 “아무리 선의로 시작한 정책이라도 현실과 맞지 않으면 외면 받는다. 카풀도 그런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친구를 두 명 사귀는 것보다 오히려 오래된 친구 두 명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 이처럼 카풀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보다 현재 대중교통을 위해 애쓰는 택시기사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풀 전면 반대를 꾸준히 주장해온 김경진 의원이 발언했을 때도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네이버, 다음이 골목상권에 들어온 다음에 먼저 망한 게 동네 복덕방이었다. 카카오가 대리운전을 하면서 대리운전 회사들은 다 망했다”면서 “카카오 카풀이 이대로 가게 되면 전국 택시 회사, 개인택시 운전자는 다 망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전국에서 모인 택시 노동자들은 이날 새벽부터 하루 동안 파업하고 집회에 참석했다. 지방 택시 종사자들은 대형 고속 버스를 대절해 상경했으며, 수도권 지역 택시 기사들은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타고 집회 장소를 찾았다. 집결 시간인 1시 전부터 지하철 국회의사당역, 여의도역은 택시 기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본집회는 오후 2시부터 2시간가량 이어졌으며, 4시부터 마포대교에서 공덕로터리까지 가두 행진을 진행했다. 2시 경부터는 의사당대로를 따라 교통이 통제됐고, 국회 인근엔 117개 중대 약 9천여 명의 경찰력이 투입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조의를 표하는 검은 리본과 검은색 머리띠를 착용했다. 이들은 ‘열사 정신 계승, 여객법 계승하라’고 적힌 검은 피켓을 들고 카풀 “불법 자가용 카풀근절”, “택시 생존권 보장”, “카풀 금지 여객법 즉각 국회통과” 등의 구호를 외쳤다.

3차 카풀 반대 집회에 참석한 택시 종사자들.

특히 집회 후반부에 최 씨를 기리는 살풀이 공연과 상징의식으로서의 장례식이 진행됐다.

최 씨가 소속됐던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한석교통의 김희열 위원장은 “동료를 잃은 전 조합원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 최 기사는 2013년부터 노동조합 대의원으로 6년 간 활동하면서 노사 교섭 위원도 두 차례 역임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조 활동해 임했다”며 “저보고 뒤처리를 부탁한다며 택시 노동자를 위해 이 한 몸 던지겠다고 말한 게 마지막 통화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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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카카오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으로 당부했고, 본인 시신은 카풀 무산될 때까지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달라는 유언은 이루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3차 카풀 반대 집회 살풀이 공연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과거 노동인권이 자리잡지 못했을 때는 그때는 세상이 그랬기 때문이라며 세상을 탓할 수 있었으나 수십년이 흐른 지금 국회 앞에서 노동자가 또 다시 분신자살 했다”면서 “이런 사회적 갈등이 벌어지는데 정부, 청와대는 손놓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