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舊 유통공룡, 이커머스 리더 두고 격돌

[이슈진단+] 2018년 결산…온오프라인 유통

유통입력 :2018/12/14 10:21

올해 이커머스 업체들은 그 어느 해보다 투자와 매출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본격 이커머스 사업을 위해 분사를 단행하고 새 법인을 세우는 회사들이 많았으며, 매출 성장을 위해 특가 마케팅에 목매는 회사들도 눈에 띄었다. 인터넷 회사들도 이커머스에 적극 뛰어들며 커머스를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2018년 한 해 동안 이커머스 업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리해봤다.

■ 오프라인-온라인 구분 없이 이커머스 '올인'

올해 유독 전통 오프라인 유통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신세계나 롯데가 이커머스에 대한 관심을 크게 드러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내년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커머스 업계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먼저 그 포문을 신세계가 열었다. 신세계 그룹은 올초부터 신세계와 이마트 온라인 사업을 물적분할해 내년 1분기 새로운 법인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세계몰·신세계백화점몰·이마트몰·이마트트레이더스몰·부츠·신세계TV쇼핑·에스아이빌리지·스타필드·하우디 등이 새 법인에 포함된다.

신세계그룹은 해외 투자운용사 어피니티와 비알브이로부터 1조원의 투자금도 유치했다. 온라인 신설법인 출범 시 7천억원을 먼저 투입한 후, 3천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 또한 계열사 별로 운영하던 8개의 온라인 몰을 통합해 온라인 유통 사업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이커머스 사업 본부를 신설하고 온라인 핵심 역량을 하나로 모았다.

내년 상반기에는 온라인 통합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투게더 앱'을 만들고 한개의 계열사 앱에서 로그인 하면 다른 6개 계열사 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2020년에는 통합 쇼핑 플랫폼인 '롯데 원 앱'을 선보이고 음성인식과 대화 방식을 통한 구매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커머스(사진=이미지투데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행보도 심상치 않았다. 네이버는 소상공인들도 쉽게 판매 페이지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 판매자 성장 지원에 나섰다.

또한 내년 새롭게 선보일 네이버 모바일 메인 화면에서 쇼핑이 차지하는 영역을 늘리고 사용자 취향을 반영한 맞춤 쇼핑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카카오는 지난 1일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카카오커머스는 선물하기·톡스토어·다음쇼핑·스타일·파머·장보기 등이 포함돼 있다. 카카오는 톡스토어를 통해 네이버처럼 더 많은 소상공인들을 끌어들이면서 카카오커머스를 오픈마켓화 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오프라인 유통기업이 이커머스에 승부수를 내걸기 위해선 새 법인이 필수라고 내다봤다.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이 받쳐줘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먼저 이커머스 법인을 신설하는 것 부터 시작했으니, 내년부터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사진=픽사베이)

■ 특가·특가·특가…몸집 키우기 주력한 이커머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유독 '특가'라는 단어를 자주 볼 수 있었다. 시간 대별로 특가 상품을 선보이는 타임 마케팅이 활발히 진행됐다.

티몬과 위메프는 타임딜과 특가 마케팅에 투자하며 매출 올리기에 주력했다. 티몬은 특정 상품을 특가로 판매하는 딜 비즈니스를 진행했다. 매일 10개 넘는 특가 상품을 공개하며 '몬스터딜'을 꾸준히 진행했고, 타임어택이나 균일가전 등을 통해 하루 평균 매출을 높였다.

위메프 또한 슈퍼투데이 특가, 반값특가 등을 진행하며 소비자 어필에 나섰다. 지난 10월에 진행된 에어팟 반값특가는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11번가 11월 행사 '십일절'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이 넘는 투자를 받은 쿠팡도 올 하반기부터 특가 이벤트를 진행하며 인기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상품을 종류별로 나눠 진행하는 기획전에서도 쿠폰를 제공하거나 한정수량 특가를 진행하며 쿠팡이 로켓배송뿐만 아니라 특가 상품을 판매한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심어주려 노력했다.

11번가와 이베이코리아는 각각 11월을 대규모 할인 시즌으로 정하고 매출 올리기에 나섰다. 11번가는 십일절이라는 이름으로, 이베이코리아는 빅스마일데이라는 이름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두 회사 모두 광군제나 블랙프라이데이 등 해외 세일 기간에 앞서 국내 소비자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연중 최대 규모로 특가 상품을 판매했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기반 이커머스 기업들이 올해 숙원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적자폭을 줄이는 동시 매출을 늘려나가기 위해 특가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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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이 이커머스 시장에 깊숙히 침투하기 전에 온라인 기반 이커머스 기업이 특가 이미지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 특히 특가 경쟁이 치열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여러 기업들의 몸집 불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엔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각사마다 특징을 내세워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