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대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망 안전성”

[이슈진단+] 반복되는 통신장애 해결 대책은(하)

방송/통신입력 :2018/12/13 09:29    수정: 2018/12/14 09:15

KT 아현지사 화재사건 이후 통신업계는 안전과 보안에 집중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내 통신재난방지 종합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 역시 지난 10일 소상공인 위로금을 포함한 보상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모두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KT는 지난주 중으로 동케이블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화재사건 발생 후 약 2주가 걸린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복구가 늦는 것에 대해 “화재 현장에 라우터나 스위치 장비가 있으면 그 안에 가입자 정보가 들어가 있어서 그 정보를 복구시켜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일일이 하나하나 세팅해야 해서 쉽지 않다”며 “통합이 되어 있지 않다 보니 사람이 직접 가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을 구축할 경우 사고가 어디서 발생하건 바로 가입자 정보를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SDN은 통신망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고, 혹시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DN은 중앙의 한 곳에서 여러 장비를 동시에 관리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네트워크의 물리적 장비는 제어 평면(Control Plane)과 데이터 평면(Data Plane)으로 나뉜다. 사용자 데이터를 처리하는 모듈을 데이터 평면이라고 하며, 이를 처리하는 것을 제어 평면이라고 한다.

따라서 제어 평면을 장비의 외부에서 실행하면 중앙에서 여러 관리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 가상화를 통해 컨트롤러 하나를 가지고 여러 개의 장비도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SDN의 초기 프로토콜이 오픈플로우다. 프로토콜이란 통신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격을 말한다. 오픈플로우라는 정해진 규격에 따라 명령어를 주고받는 구조인 것이다. 그러나 오픈플로우는 장비사마다 범위가 달라 광범위하게 확산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플로우를 지원하는 장비의 기능이 회사마다 차이가 난다"며 "균등하게 관리하려면 하향평준화를 시키든지 개발을 더 해서 커스텀 정의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오픈플로우가 확산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오픈플랫폼 기반 SDN 대신 나온 것이 오버레이 기반 SDN이다. 일반적으로 두 개의 서버가 서로 통신을 하기 위해서는 중간에 위치한 네트워크 장비인 스위치나 라우터들이 모두 연결돼 있어야 한다.

서버가 네트워크 장비를 통해 물리적 네트워크에 연결되면 물리서버에서 가상머신(Virtual Machine, VM)을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서버 위에 VM을 올려서 물리적으로 하나인 서버를 마치 세 개나 네 개인 것처럼 사용해왔다.

오버레이 네트워크 SDN은 가상 스위치 또한 서버 안에 포함시켰다. 서버 안에 VM처럼 가상스위치를 올려서 같은 서버 안에 있는 VM들끼리 통신할 때도 가상화를 통해 통신하도록 바꾼 셈이다. 모든 네트워크 장비의 스위치와 라우터 설정을 건드릴 필요 없이, 가상스위치만으로 서버 안에 있는 VM들이 서로 통신할 수 있게 만든 것과 같다.

이는 우리가 보통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VPN과 유사한 개념이다. VPN을 이용하면 집에서도 회사 내부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버레이 SDN을 사용하면 거리의 제약 없이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장비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로 다른 데이터센터에 있어도 하나의 같은 스위치에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오버레이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프로토콜의 종류로는 오픈플로우 외에도 VxLAN, NVGRE 등이 있다.

기업의 경우 SDN을 구축하면 여러 장점이 있다. SDN은 주로 데이터센터나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사용된다. 따라서 통신망 장애나 데이터센터 장애가 생겼을 때 VM 기반 앱 서비스를 백업해놨다면 데이터센터에서 x86 서버만 있으면 복구가 가능하다. SDN을 기반으로 바로 클라우드 쪽 인터넷으로 실시간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한 곳에서 장애가 생기더라도 다른 데이터센터로 바로 연결이 가능한 셈이다. 오버레이 SDN을 기반으로 하면 데이터센터에 있든 퍼블릭클라우드에 있든 물리적인 구애를 받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오버레이 SDN 구축 사례로는 중국의 차이나모바일이 있다.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3월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해 SDN 플랫폼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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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모바일은 기업 고객들 사이에서 갈수록 증가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SDN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이외에도 스페인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 또한 SDN 플랫폼을 채택했다.

최성남 노키아 실장은 "클라우드 상에서 연결이 지금보다 1천배 이상 늘어나 앞으로는 1인당 평균적으로 100개의 기기가 네트워크에 연결될 전망"이라며 "연결 자체는 엄청나게 늘어나는데 네트워크 코어 트래픽은 고작 13배 늘어나기 때문에 네트워크 아키텍쳐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