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로봇-부품업계, 국산화 넘어 시장 개척 위해 맞손

융합얼라이언스 출범…로봇 기술 경쟁력 고도화

디지털경제입력 :2018/11/30 11:37

국내 로봇업계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센서 등 전자부품 업계가 핵심 기술을 공동 연구개발하고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민간 중심 연합체를 구성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와 전자부품연구원은 29일 성남시 분당구 소재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에서 ‘전자부품 융합얼라이언스 기계로봇분과’ 출범식을 열고 출범 목표와 운영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융합얼라이언스는 기술 고도화가 필요한 국내 로봇업계와 기술력은 높지만 새 시장을 찾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계, 시장 확대가 필요한 센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업계가 교류·협력을 통해 서로에게 필요한 과제를 찾고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와 전자부품연구원은 29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에서 ‘전자부품 융합얼라이언스 기계로봇분과’를 새롭게 출범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이를 위해 공급처인 로봇업계와 수요처인 반도체·디스플레이·센서·임베디드SW업계는 물론 정책적 지원 역할을 맡은 산업부 전자부품과, 전자부품연구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이 융합얼라이언스에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두 업계가 서로의 기술력과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알고 연구개발 공동 기획부터 제품 개발 단계까지 협력하는 밀접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보였다.

김재환 한국로봇산업협회 본부장은 “국내 로봇산업의 연간 생산액은 4조5천억원이며 이중 4분의 1이 부품시장”이라며 “그러나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로봇 모두 국내 부품 채택율이 애무 낮다. 산업용 로봇은 약 27~28%만 국산화율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부품을 사용하면 로봇 단가가 올라가게 되는데 부품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은 “국내 로봇업계는 완제품과 부품 모두 열악한 편이다. 반도체는 기술력은 좋지만 메모리 편중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타산업과 융합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며 “디스플레이는 중국이 신규 투자에 집중하면서 향후 액정표시장치(LCD)시장처럼 나눠가질 수 있다. 스마트폰과 TV 외의 새로운 시장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센서업계는 기술력이 낮아 국내 수요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여러 분야와 협력해 기술력 강화와 시장 확대가 필요하다”며 “임베디드 SW는 세계시장 규모가 98억 달러(약 10조9천858억원)지만 국내 시장은 2억 달러(약 2천242억원)는 2%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 전자부품과와 전자부품연구원은 융합얼라이언스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참여기업들에 ▲신기술 동향과 비즈니스 모델 ▲산업 전문가와의 협의 기회 ▲수요 지원 위한 연구개발 국책과제화 ▲참여기업 간 분기별 오프라인 미팅 ▲참여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 일대일 매칭 미팅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 예산 300억원을 확보한 만큼 전폭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이 29일 ‘전자부품 융합얼라이언스 기계로봇분과’ 출범식에서 출범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강 정책관은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을 보면 이(異)업종 간 융합 없이는 육성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자동차, 제조, 조선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이 어려워진 것도 오픈 이노베이션 같은 융합 고민이 적어서 그렇지 않은가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앞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융합을 통해 신산업을 창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해 관련 예산을 300억원 확보했다. 시드머니는 준비된 셈이다. 혁신의 주체는 기업이다. 정부는 이런 기업을 충실하게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삼 전자부품연구원장 역시 “융합얼라이언스에서 논의된 연구개발 작업은 산업부에서 연구개발 지원을 약속했다”며 지원 기관으로서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

참여기업들은 국내외 공급처와 수요처 간 연구개발 협력, 적극적인 매칭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센서 전문기업 다인인더스의 안종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현재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등에 들어가는 라이다 센서를 저렴한 초경량 제품으로 개발 중”이라며 “내년 9월이면 시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수요처와 연결이 잘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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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기업 다모아텍의 정우민 대표도 “그간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업계는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반도체, 센서 기술을 원하는데 우리는 우리 기술력을 소개하는 방법, 만나는 방법을 몰랐다”고 토로했다.

센서 전문기업 코리아스페트랄프로덕츠의 이창석 대표는 “당사는 광학, 물리, 전자, 기계 쪽 역량을 모두 갖추고 측정 센서를 개발해 국내 주요기업에 15년간 공급하고 있다. 국내 센서기업이 영세하기는 하지만 자기 분야에 고도화된 기업이 많다”며 “미국 등 해외 진단, 계측 업계에선 매출 빌리언(billion) 단위 기업이 등장했는데 국내에서도 이같은 기업을 발굴하고 업계 간 융합이 이뤄지면 빌리언 기업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보였다.